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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Share a Bread Even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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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April 2014


[표창원의 단도직입] 빵을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 대표

배고픈 두 아이가 공평하게 빵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좋은 방법이 있다. 한 아이는 빵을 자르고 다른 아이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차이 나게 자르면 상대방이 더 큰 것을 가져갈 것을 알기에 똑같이 둘로 나누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다. 이기적인 인간들이 사는 세상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필수조건이다. 법을 만드는 자와 집행하는 자, 다툼이 생겼을 때 판단하는 자를 나누는 ‘3권 분립’ 원칙이 민주주의의 기본이 된 이유다. 또 하나의 방법은 이해관계 없는 제3자가 빵을 자르고 나눠주는 것이다. 오래된 자연법 원칙인 ‘누구도 자신의 사건에서 심판자가 될 수 없다’의 취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빵을 자르는 자가 선택도 하겠다면 어떻게 될까? 조작된 ‘유우성 간첩사건’에 대한 국정원 수사를 지휘하고 그 기소를 주도한 검사들의 불법행위 혐의에 대해 동료 검사가 조사하고 판단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징계는 하겠다며 선심을 쓴다. 어디 이번뿐인가? 그랜저 검사, 스폰서 검사, 떡값 검사, 성추행 검사 등등 고위 검사들 혹은 권력과 연계된 검사들의 범죄 혐의에 대해 검찰이 수사 내지 조사하고 검찰 스스로 불기소 처분하는 것은 ‘상식’이 된 지 오래다. 그 상대방인 피해자들의 심경은 어떨까? 빵을 자르거나 두 개 중 하나를 선택할 권리는 물론, 제3자에게 잘라 달라고 부탁할 권리도 박탈당한 그 심정 말이다.

이런 말도 안되는 ‘수사권 검찰 독점’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자들이 있다. 검찰을 지배하고 통제하는 정치권력과 검사들의 퇴임 이후 생활을 보장하는 재벌, 그리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전관예우’를 이용해 막대한 돈을 버는 ‘로펌’이 그들이다.

국무총리와 법무부 장관 모두 고위 검사로 권력을 휘두른 뒤 로펌에서 거액을 받다가 다시 정부 권력자로 복귀해 국정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검사 마피아의 대부’다. 5·16 군사 쿠데타 이후 국가재건최고회의에 참가해 유신헌법 제정을 주도하면서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권’을 헌법에 우겨넣은 장본인이다. 이후 승승장구해 국회의원, 변호사, 공기업 사장 등 ‘누릴 것 다 누리고’ 다시 ‘대원군’ 노릇을 하고 있다. 검사들이 어떻게 살아야 출세하는지를 보여주는 ‘살아 있는 교과서’다.

경찰, 국정원, 정부부처, 지자체의 ‘특별사법경찰관리’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며 스스로 별도의 수사관들을 두고 직접 수사까지 행하는 검찰. 범죄혐의가 확인되면 기소할지 말지 마음대로 결정할 ‘기소재량권’을 쥐고 흔드는 검찰. 판결이 내려진 뒤엔 그 형의 집행권을 독점해 휘두르는 검찰. 대한민국은 검사와 검사의 친구들에게는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 수 있는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범죄를 마음대로 저질러도 되고, 설사 수사를 받아도 불구속, 기소유예 혹은 불기소 처분을 받으면 된다. 여론에 밀려 기소되더라도 소극적인 공소유지와 낮은 구형량을 기대할 수 있다. 너무 큰 죄를 짓고 피해자들이 증거를 찾아와 어쩔 수 없이 중형을 선고받으면 다시 ‘형집행정지’로 풀려나 초호화 병실에서 요양하며 자유를 만끽할 수 있다. 전경환이 그랬고, 여대생 청부살인범 윤길자가 그랬고, 대부분의 재벌들과 권력자들, 그리고 범죄를 저지른 검사들이 누린 혜택들이다. 물론, 채동욱이나 윤석열처럼 권력에 대드는 검사들은 예외다. 특권을 쥐여준 은혜를 잊고 주인을 물려고 하는 배은망덕으로 낙인찍혀 패가망신하게 된다. ‘보수 정권’만의 문제는 아니다. 소위 ‘민주 정권’ 10년 동안에도 검찰의 수사권 독점 제도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됐다. 검사들에게 ‘자신의 사건에서 심판관이 될 특권’을 쥐여주는 대가로, 검찰을 이용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특권층이 지배하는 대한민국. ‘공평하게 빵을 나누는’ 평범한 원칙이 상식이 되는 날은 언제나 오게 될까?

References

[1] 표창원, [표창원의 단도직입]빵을 공평하게 나누는 방법, 경향신문, 1 April,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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