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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soo Kim's Blog

Effective Meeting Strate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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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February 2015


Effective Meeting Strategy

긍정적·비판적 사고를 구분하라

인터넷 포털 업체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업계 특성상 회의를 통해 발랄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한다. 그러나 너무 발랄해서도 곤란하다. 회의가 방만해져 자칫 초점과 집중력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 플래닛 민윤정 팀장은 곧 있을 사이트 개편에 맞추어 벌일 기념 이벤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GR미팅을 가졌다. GR미팅이란 회의 시간을 긍정적 사고 타임(G,그린)과 비판적 사고 타임(R,레드)으로 나누는 것이다.

“녹색 시간에는 어떤 의견이든지 자유롭게 말하도록 한다. 상상력을 최대한 허용하는 것이다. 그러다 적색 시간이 되면 모두가 비판적 시각으로 아이디어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녹색 시간 발언 때는 실현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는 없다. 그러나 적색 시간에는 설사 제안자라고 하더라도 처지를 바꾸어 신중한 자세를 취한다. 참석자 전원이 같은 방향으로 사고를 하는 것이다.

다음카페 팀원들은 녹색 시간 동안 ‘아바타가 말을 하게 하자’ ‘아바타가 모니터 주변을 움직이게 하자’는 등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그러나 적색 시간이 되자 비용 계산과 부작용 등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아이디어가 탈락하고 최종적으로 ‘공 튀기기 이벤트’가 선정되었다. 민윤정 팀장은 “처음 제안자도 어차피 적색 시간에 입장을 바꿔야 하므로 억지로 방어 논리를 펼 필요가 없다. 그래서 더욱 거침없이 발언할 수 있다”라고 GR미팅의 장점을 설명한다. ‘같은 시간에는 같은 방향으로 생각하자’는 것이 GR 미팅의 목표이다.

여섯 가지 색깔의 모자를 준비하라

GR미팅이 발전한 형태가 여섯 색깔 모자 회의다. 입장을 바꾸어 사고한다는 점은 같지만 여기서는 사고 형태가 여섯 가지로 세분화한다. 참가자는 무작위로 모자를 쓰고 자신의 색깔에 맞는 입장을 취한다. 즉 하얀 모자를 쓴 팀원은 객관적 사실만을 말하고, 노란 색깔 모자를 쓴 부서원은 긍정적 발언을 한다. 검은 모자는 논리적이고 비판적 의견, 녹색 모자는 적극적이고 새로운 아이디어, 붉은 모자는 감정적 판단을 제시한다. 파란 색깔 모자를 쓴 사람은 사회자나 중재자 역할을 맡는다.

최근 다음의 한 부서는 제주도로 사무실을 이전할 것인가를 놓고 여섯 색깔 모자를 쓰고 의견을 수렴했다. 먼저 흰색 모자를 쓴 사람이 “현재 쭛쭛부서가 제주도로 이전하기로 결정했고 쭛쭛부서는 잔류하기로 했다”라고 운을 뗐다. 노란색 모자를 쓴 부서원이 “공기도 좋고 교통도 편하겠다”라고 찬성했다. 그러자 검은색 모자를 쓴 사람이 “문화적으로 너무 척박하고, 정보에 처질 수 있다”라고 비판했다.

다음의 박현정 매니저는 붉은 모자의 존재도 중요하다고 덧붙인다. “붉은 모자를 통해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솔직한 심경을 드러내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논리적 동의 못지 않게 심리적인 동의도 의사 결정에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여섯 색깔 모자 회의는 ‘왠지 그냥 싫다’는 의견도 무시하지 않고 담는다는 것이다.

이 회의를 하면서 진짜 여섯 색깔 모자를 쓸 필요는 없다. 박현정씨는 “여섯 색깔 모자 회의는 풍부한 내용이 나올 수는 있지만 룰이 다소 복잡해서 실제 현장에서는 GR미팅이 더 선호된다”라고 말한다. 신입사원 교육과 리더 교육 시간에는 여섯 색깔 사고(思考) 모자 기법을 가르치고 있다.

회의 내용을 한눈에 보게 하라

아이디어 회의 문화가 가장 앞선 곳은 광고회사다. 금강기획의 회의실 벽은 온통 종이와 메모지로 도배되어 있다. 금강기획 이상경 홍보담당은 “옛날부터 도화지 전지를 벽에 붙여놓고 회의하는 게 풍습이었다. 프린터가 나온 이후에는 출력해서 붙이고 있다. 한눈에 회의 내용이 다 들어온다”라고 설명했다.

회의 과정을 시각화하는 것이 요즘 기업들의 추세다. 눈에 보이는 것이 앞사람 머리와 탁상밖에 없다면 지루할 뿐만 아니라 회의 흐름을 놓쳐버릴 수도 있다. 공병호 소장(공병호경영연구소)은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모든 벽과 평평한 표면을 종이로 덮으라”고 말한다.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는 빔 프로젝터를 동원해 회의 내용을 모두가 볼 수 있게 하고, 워드 편집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발언 내용을 넣었다 빼면서 회의록을 구성한다.

포스트잇을 적극 활용하라

접착식 메모지 포스트잇은 회의를 시각화하는 데 긴요하게 쓸 수 있는 도구다. 포스트잇 하나에 아이디어를 하나씩 적어 붙이면 나중에 이리 저리 이동시킬 수 있어 논의 내용을 분류하기 좋다. 한국 GE 홍영대 이사는 포스트잇을 이용한 즉석 분류 기법을 소개한다. “예를 들어 참가자 1인 당 문제점 세 가지를 포스트잇 석 장에 각각 적어 벽에 붙인다. 진행자는 모아진 메모를 보드에 붙이면서 구조화하는 식이다.”

포스트잇 응용 기술로 페이오프라는 기법도 있다. 페이오프는 브레인 스토밍과 달리 신속하고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방법이다. 벽이나 칠판에 큰 십자를 그린다. 가로 축을 실현가능성, 세로 축을 중요성으로 놓고 회의 시간에 논의되는 아이디어를 이 기준에 따라 배열한다. 가장 중요하거나 실현가능성이 높은 사안부터 우선 처리한다.

회의실 의자부터 없애버려라

공병호 소장은 스탠딩 회의를 적극 권장한다. “2001년 여름 타이완의 벤처타운에 갔는데 그 곳 회의장에는 의자가 없었다. 입식회의를 하는 타이베이의 기업체도 방문해봤다. 서서 회의를 하면 회의 시간이 짧아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회의 시간에 조는 일이 없어진다.”

일본 캐논의 사카마키 하사시 사장은 1999년 본사 상무에서 최고경영자에 올랐을 때 회의 문화부터 바꾸었다고 한다. 모든 회의실의 테이블 다리를 30cm씩 높이는 바람에 입식 회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공병호 소장은 “어떤 회의든 한 시간이 넘어가면 집중력에 한계가 오기 마련이어서 그 전에 끝내는 것이 좋다. 입식 회의를 하면 다리가 불편해서라도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회의 가격을 산정해 사전에 알려라

교보생명은 회의를 치르는 데 드는 기회비용을 계산해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공지한다. ‘이번 회의의 가격은 5백만원입니다’라는 식인데, 좀 야박하지만 이런 설명을 들으면 아무래도 참석자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영업담당 임원과 각 팀장 19명이 참석하는 여섯 시간짜리 회의의 경우 기회비용은 9백만원 정도. 반면, 과장 10명 참석에 2시간이 소요된 회의의 경우는 1백70만원을 책정했다. 비용 산출 기준은 참석자 인건비(시간당), 회의 준비 소요 비용, 비품 사용료 등이다.

미국의 버니 드코벤 연구소는 아예 택시 미터기 비슷하게 생긴 회의 비용 측정 기계를 따로 두고 있다. 참석자들의 연봉, 비품 사용료 등을 종합 계산해 비용이 올라갈 때마다 소리가 나고 경고 부저음도 낸다.

반드시 결론을 내고 보스는 즉시 결정해주어라

GE는 1987년부터 ‘워크 아웃’이라는 기업 개선 프로그램을 개발해 전직원에게 교육하고 있다. 워크아웃 프로그램 상당 부분이 토론과 회의에 관한 것이다. 이같은 GE의 회의 방식은 유명해서 이 내용을 전문으로 가르치는 기관도 있다.

한국 GE 홍영대 이사는 당장 응용할 수 있는 ‘회의 잘하는 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회의가 끝나면 보스가 참석해 결론을 내려 줄 것. 회의 도중에 보스가 있으면 분위기가 위축되어 다양한 의견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회의가 끝나고 나면 즉시 보스 혹은 리더가 가부를 판단해 불필요한 보고 체계를 없앤다. 결론을 미루면 쓸데없는 보고서 작성에 시간을 뺏기게 되고 ‘회의를 왜 했지’라는 자조에 빠지게 되어 다음 회의에 참여할 의욕을 떨어뜨린다.

둘째, 투표를 할 때 가중치를 부여할 것. 안건을 놓고 갑론을박할 때 가장 좋은 정리 방법은 투표에 부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 찬반 투표는 ‘너는 너 해라, 나는 나 한다’는 식의 냉소를 조장하기 쉽다. 홍영대 이사는 “예를 들어 세 가지 대안에 대해 1점, 3점, 9점의 가중치를 주는 투표를 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자신도 참여했다는 느낌을 준다”라고 설명한다.

한국능률협회 이상호 팀장은 “최신 회의 기법을 배우는 것도 좋지만 기업 현실에 맞지 않는 회의 방식을 택하면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브레인 스토밍의 경우 광고회사에는 적격이지만 신속한 의사 결정이 필요한 곳에서는 오히려 장애가 될 수 있다. ‘GR미팅’과 ‘여섯 색깔 사고 모자’는 아이디어가 필요한 회의에, ‘시간 비용 계산’과 ‘스탠딩 회의’는 효율성이 필요한 회의에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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