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 Preamble
크기가 모든 것을
결정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시장에 나온 생물학적 제제는 여러 종류다. 두 큰 계열은 단일클론항체와 항체-약물 접합체(ADC)다. 암 백신과 종양용해바이러스도 이 장에서 다룬다.
그런데 이 장 전체를 소리 없이 지배하는 사실이 하나 있다. 크기다.
IgG 항체 단백질은 분자량이 약 150킬로달톤이다. 프레더릭 생어가 1955년 서열을 밝힌 인슐린 단백질은 '겨우' 6킬로달톤이다. 항체는 인슐린보다 거의 25배 무겁다. 그리고 원저자가 §4.2.5에서 못 박듯, 단일클론항체를 포함한 생물학적 제제는 너무 크고 너무 극성이어서 세포막도 혈액뇌장벽도 통과하지 못한다.
이 한 가지 제약에서 이 장의 거의 모든 것이 따라 나온다. 항체가 겨눌 수 있는 것은 오직 세포 표면 밖으로 튀어나온 것뿐이다. 그래서 HER-2와 EGFR가 첫 표적이 되었다. 둘 다 세포막을 뚫고 나와 있고, 암세포에서 스무 배에서 백 배로 과발현되기 때문이다. 세포 안쪽은 저분자의 몫으로 남았고, 밖에서 잡아 안으로 실어 나르는 일은 ADC의 몫이 되었다. 흩어진 것을 한자리에 모아 두었으니 부록 1에서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장의 이야기는 결국 세 가지 문제를 푸는 이야기다. 하나의 특이성을, 무한히, 몸이 거부하지 않게. 다클론 항체는 셋 다 만족시키지 못했다. 세 번의 돌파가 각각 하나씩을 풀었다.
§ 4.1 · Antibodies
항체
The antibody paradox
몸이 바이러스나 세균에 침입당하면 면역 방어로 항체를 만든다. 면역글로불린(Ig)으로도 알려진 항체는 병원체의 제거를 돕는다. 따라서 항체는 우리 몸 면역계의 토대다. 성숙한 B세포, 곧 B림프구가 만드는 항원 결합 당단백질이다.
B세포는 처음에 새에서 B세포의 주된 공급원인 파브리키우스낭(bursa of Fabricius)에서 이름을 얻었다. 사람은 명백히 조류가 아니고 파브리키우스낭과 비슷한 기관도 없다. 그런데도 B세포라는 말이 굳어 버렸다.
혈액 줄기세포에서 림프계 줄기세포와 골수계 줄기세포가 나온다. 림프계 줄기세포에서 B세포, T세포, 자연살해세포가 나오고, 마지막 단계에서 B세포로부터 형질세포가 파생된다. B세포와 T세포를 포함한 림프구는 골수에서 만들어지는 백혈구다. T세포의 T는 흉선(thymus)이다. 처음 흉선에서 분리되었기 때문이다. 3장에서 애벌슨이 마우스의 흉선을 줄여 놓고 몰로니 바이러스를 주사한 그 흉선이다.
4.1.1말 한 마리로는 부족하다
1901년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 에밀 폰 베링은 면역학의 개척자였다. 그는 감염병에서 회복한 말의 혈청으로 그 특정 감염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일본인 방문학자 기타사토 시바사부로와 함께 그는 디프테리아와 파상풍 양쪽의 혈청 항독소를 개발했다. 이 두 사람이 항체의 최초 창시자로 인정된다. 폰 베링의 동료 파울 에를리히(면역학 연구로 1908년 노벨상)가 1897년 '항체(antibody)'라는 용어를 처음 썼다.
2장과 3장에서 '마법의 탄환'을 꿈꾼 사람으로 두 번 등장한 그 에를리히다. 그가 이름을 붙인 물질이 한 세기 뒤 실제로 그 탄환의 몸통이 된다.
동물 항혈청은 예외 없이 혈청병을 일으킨다. 동물 혈청에 대한 인간의 거부를 넘어서기 위해 1944년 인간 면역글로불린이 홍역의 치료와 예방용으로 처음 도입되었다. 인간 항혈청과 다클론 면역글로불린 제제는 동물 항혈청보다 내약성이 좋았다. 그러나 한계가 있었다. 로트 간 편차, 특이 항체의 낮은 함량, 그리고 간염 바이러스 같은 감염원에 오염될 가능성.
항체의 역설
B세포가 분비하는 항체는 저마다 기능이 다르면서 구조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이 당혹스러운 현상은 항체의 역설(antibody paradox)로 알려졌다. 혈액형 연구로 1930년 노벨상을 받은 카를 란트슈타이너가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항체는 다양한 단백질 집단으로서 사실상 무한한 항원을 인식하는 현저히 다른 특이성을 갖는다. 그런데 전체 분자 구조는 거의 균질한 단백질 집단으로서 겉보기에 서로 비슷하다. 이 역설이 최소 한 세기 동안 과학자들을 괴롭혔다. 그 기원을 풀어내려면 항체 분자 구조의 규명이 출발점이어야 했다.
4.1.2싱크대에 버린 결정
항체의 중요성 때문에 그 구조 규명이 집중적 연구의 대상이 된 것은 이해할 만하다. 영국 면역학자 로드니 R. 포터가 구조를 깨는 데 결정적이었다.
1950년대에 포터는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저 유명한 프레더릭 생어 밑에서 공부했다. 생어는 노벨 화학상을 두 번 받았다. 1956년 단백질 구조 결정으로, 1980년 DNA 서열분석으로. 당시에는 작은 단백질의 구조만 결정되어 있었다.
나누어 정복한다. 더 큰 문제를 몇 개의 작은 문제로 쪼개는 편이 쉬울 때가 있다. 포터가 정확히 그렇게 했다. 그의 접근은 파파인으로 항체를 소화시키는 것이었다. 파파인은 펩타이드 결합을 잘 끊는 시스테인 프로테아제이며, 우리 부엌에서 고기 연화제로도 흔히 쓰인다.
효소로 된 가위처럼 파파인은 IgG를 각각 약 50킬로달톤의 거의 같은 무게 세 조각으로 잘랐다. 세 분획을 분리한 뒤 포터는 처음 둘, 곧 분획 I과 II를 항원 결합 분획(Fab)이라 이름 붙였다. 항원에 결합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분획 III은 마침 쉽게 결정화되었으므로 결정성 분획(Fc)이라 이름 붙였다.
그런데 그 Fc 분획의 발견 과정이 매혹적이다.
파파인으로 항체를 절단한 뒤 분획 III이 저온에서 저절로 결정화되었다. 포터는 처음에 그것이 파파인을 활성화하려고 쓴 시스테인의 산화 이량체인 시스틴에 지나지 않는다고 잘못 믿었다. 몇 달 동안 태평하게 모르고 지내며 그는 그 결정을 그냥 싱크대에 버렸다.
다행히 옆 실험실 이웃이 결정학자였다. 포터가 마침내 그 결정에 대한 의견을 물었을 때, 그는 그것이 저분자인 시스틴이 아니라 단백질 결정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던 포터가 결국 더 자세히 들여다보고, X선 결정학으로 Fc의 구조를 얻어 그 정체를 확인했다.
전문가의 말을 듣는 것은 결코 손해가 아니다.
원서 §4.1.1.2
1장에서 야마기와가 250일 동안 토끼 귀에 콜타르를 발랐고, 3장에서 헌터가 게을러서 늙은 완충액을 집어 들었고, 노웰이 증류수 대신 수돗물로 헹궜다. 여기서는 한 사람이 몇 달 동안 노벨상의 재료를 싱크대에 흘려보낸다. 이 책에서 발견을 결정한 것은 언제나 실험대 위의 작은 습관이었다.
4.1.3네 개의 사슬, 1,300개의 아미노산
1959년 포터가 IgG 구조에 관한 획기적 논문을 발표했다. 한편 미국 록펠러대학의 젊은 대학원생 제럴드 M. 에덜먼이 완전히 다른 접근으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에덜먼 역시 항체의 항원 인식 특이성에 매료되어 있었다. 1959년 그는 요소 같은 변성제가 있는 조건에서 항체의 다이설파이드 결합을 환원하면 단백질이 네 개의 더 작은 조각으로 해리된다는 것을 보였다. IgG 분자가 네 개의 사슬로 이루어짐을 밝혀낸 것이다. 동일한 중쇄(H) 둘과 동일한 경쇄(L) 둘이 다이설파이드 결합과 파이-스태킹·반데르발스 힘 같은 비공유 상호작용으로 연결되어 있다. 분자량 50킬로달톤의 중쇄는 25킬로달톤의 경쇄보다 두 배 크다.
그런데 에덜먼이 경쇄를 발견하고 규명한 자리가 뜻밖이다. 암 환자의 소변이었다.
동료 조지프 갤리와 함께 에덜먼은 골수종 종양 환자의 소변에 경쇄 폴리펩타이드가 분비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균질했으므로 혈액 속 항체 혼합물과 달리 구조 규명이 가능했다. 2장 §2.6에서 역사적으로 최초의 생화학적 종양 바이오마커가 1846년 헨리 벤스-존스가 한 환자의 소변에서 발견한 벤스-존스 단백이었다. 그것이 바로 이 경쇄다. 113년 뒤 같은 물질이 항체 구조의 열쇠가 되었다.
1969년까지 에덜먼과 동료들은 IgG의 아미노산 1,300개 전체 서열을 밝혀냈다. 당시 생화학적으로 규정된 가장 큰 분자였다. Y자 배치가 제안되었고 이후 전자현미경과 X선 회절 연구로 확인되었다.
명성의 절정에서 포터는 1985년 예순아홉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원저자는 그를 이렇게 적는다. 비범한 사람이었고, 그를 아는 모든 이에게 사랑받았으며, 과학적 성취와 정직함으로 존경받았다.
반면 에덜먼은 연구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복잡하고 논쟁적인 인물이었다. 매력적이고 영감을 주는 쪽에서 오만하고 퉁명스러운 쪽까지 오갔다. 동료들은 흔히 그를 거칠다고 느꼈다. 그중 한 사람은 그를 결함이 너무 커서 값어치가 없어진 큰 다이아몬드에 비유했다.
마흔셋에 노벨상을 받은 뒤 에덜먼은 신경과학의 도발적인 작업으로 옮겨 갔고 2014년 여든넷에 세상을 떠났다.
4.1.4다클론의 세 가지 한계
구조를 명확히 이해하면 항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항원에 결합함으로써 항체는 여러 기전으로 병원체를 파괴하고 그 증식을 막는다. 주로 항체의존세포매개세포독성과 보체의존세포독성이다.
그런데 통상의 항체는 다클론 항체다. 감염과 싸우는 데는 이상적이지만 몇 가지 단점이 있다.
- 공급의 한계. 폰 베링의 말 항혈청은 디프테리아와 파상풍에 걸린 많은 사람을 구했다. 그러나 원저자의 표현대로, 말이 아무리 크다 한들 접종된 그 말에서 나오는 혈청의 공급은 유한하다.
- 재현성이 낮다. 다클론 항체는 첫 배치와 똑같이 재현될 수 없다. 이후의 배치는 특이성과 친화도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 역가의 한계와 부작용. 항체를 담은 항혈청의 정제 과정은 지루하고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동물 단백질에 대한 몸의 면역반응이 일으키는 혈청병이라는 뚜렷한 단점이 있다.
많은 실험적·임상적 상황에서, 명확히 규정되고 특이성과 친화도가 재현 가능한 단일 항체를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은 값을 헤아릴 수 없다. 그런 시약을 만들려면 적절한 성질을 가진 항체를 분비하는 B세포의 단일 클론을 분리하고 배양해야 한다. 곧 특정 항원에 대한 단일클론항체를 만드는 것이다. 클론이란 동일한 복제를 뜻하므로 단일클론항체의 클론은 모두 동일하다.
4.1.5잠들지 못한 밤 — 하이브리도마
단일클론항체 기법은 아르헨티나 생화학자 세사르 밀스타인과 그의 독일인 박사후연구원 게오르게스 J. F. 쾰러가 영국에서 발견했다. 1975년 케임브리지 의학연구위원회(MRC)의 밀스타인 연구실에서 쾰러가 그 기술을 개발했다.
밀스타인은 아르헨티나에서 자랐다. 부에노스아이레스대학 대학원생으로 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를 연구해 1957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으로 건너가 케임브리지대학에서 1960년 두 번째 박사학위를 받았다. 아르헨티나에서 2년을 보낸 뒤, 고국의 정치적 혼란을 피해 영구히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에서 그는 케임브리지 MRC에 새로 만들어진 분자생물학연구소에 합류했는데, 그 연구소의 수장이 프레더릭 생어였다. 포터의 스승이 여기서 다시 나온다. 밀스타인은 남은 생을 그곳에서 일했다.
생어의 격려로 밀스타인은 항체 다양성의 기전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서로 다른 항체 단백질의 화학 구조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했다. 처음에는 첫 박사학위 때 경험이 있던 경쇄의 다이설파이드 다리를 연구했다. 1970년대에는 형질 B세포의 암성 형태로서 무한히 증식하는 골수종 세포에 집중했다.
골수종 세포에 집중하기로 한 밀스타인의 결정은 진공에서 나오지 않았다. 이미 1951년 록펠러연구소의 헨리 쿤켈이 골수종 세포가 오직 하나의 특이성을 가진 항체를 만든다는 것을 지적해 두었다. 따라서 골수종 세포주는 항체 연구의 중요한 도구가 되어 있었다.
1장 §1.5.1에서 헨리 해리스의 세포융합을 이미 보았다. 세포융합은 처음에 불활성화한 센다이 바이러스를 융합제로 써서 촉진되었고, 나중에 더 낫고 편한 폴리에틸렌글리콜(PEG)로 대체되었다. 1970년대 초 밀스타인 그룹은 마우스 골수종 세포주로 세포융합을 수행했다. 골수종끼리의 융합은 항체 비슷한 분자를 분비하는 잡종세포를 만들었으나 특이성이 없었다. 그럼에도 골수종 세포주는 영원히 살 수 있었다. 곧 '불멸'이었다. 이 고유한 성질이 훗날 단일클론항체를 만드는 데 결정적이 된다.
쾰러는 1974년 박사후연구원으로 밀스타인 그룹에 합류했다. 목표는 밀스타인이 집중하던 항체 다양성 연구였다. 밀스타인의 초돌연변이 이론을 입증하려면 불멸화된 항체 생산 세포주가 필요했다. 문제는 몸에서 만들어지는 수십억 개의 다클론 항체 가운데 알려진 특이성을 가진 단일 항체를 분리·정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다.
쾰러는 밀스타인의 융합된 골수종 세포가 불멸이기는 하나 알 수 없는 수많은 항원에 대한 항체를 만든다는 사실에 좌절했다. 어느 날 밤 잠들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다가, 불멸의 골수종 세포주를 정상적인 항체 생산 비장 B세포와 융합시킨다는 착상이 떠올랐다. 그 흥분으로 그는 그날 밤 오래도록 잠들지 못했다.
다음 날 아침, 센다이 바이러스를 융합제로 삼아 그는 불멸의 골수종 종양세포와 항체 생산 비장세포를 합쳤다. 비장세포는 미리, 강력한 면역원으로 알려진 양 적혈구 항원으로 면역시킨 마우스에서 채취해 둔 것이었다.
쾰러의 성공에는 또 하나의 열쇠가 있었다. 융합된 세포만 회수하는 선택 기법이다. 골수종 세포와 비장세포를 융합한 뒤 그는 혼합물을 HAT 배지에서 배양했다. 하이포잔틴, 아미노프테린, 티미딘의 혼합이다.
여기서 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아미노프테린은 2장 §2.4.1에서 시드니 파버가 소아 백혈병을 치료하는 데 쓴 그 디하이드로폴레이트 리덕테이스 저해제다. 1947년 열여섯 명의 아이에게 투여되어 현대 화학요법 시대를 연 그 물질이, 1975년에는 융합되지 않은 세포를 골라 죽이는 선택 시약으로 쓰인다. 2주 뒤 정상 비장세포와 골수종 세포는 죽고 잡종세포만 살아남아 자란다.
2주 뒤 쾰러는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어찌나 흥분되었던지 아내를 데리고 와서 함께 결과를 보았다. 이 단계에서 불멸 잡종세포의 수를 세기 위해 그는 덴마크 면역학자 닐스 카이 예르네가 개발한 용혈 플라크 분석법을 적용했다. 쾰러가 한때 대학원생으로 있던 바젤 면역학연구소의 소장으로서 예르네는, 면역학자가 항체 생산 B세포를 육안으로, 더 좋게는 현미경으로 시각화하고 그 수를 셀 수 있게 하는 우아한 분석법을 개발해 두었다.
쾰러가 현미경을 들여다보았고, 플라크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양 적혈구가 용해된 구역의 한가운데에 골수종처럼 보이는 세포가 있었다. 그는 소리를 지르고 아내를 껴안고, MRC 지하의 작은 조직배양실에서 뛰어다녔다.
원서 §4.1.2.2
1장에서 야마기와가 하이쿠 두 줄을 남겼고, 2장에서 샬럿 프렌드가 분홍 세포가 든 시험관을 들고 복도를 뛰어다녔고, 허긴스가 1마일 귀갓길에 세 번 주저앉았다. 여기서는 한 사람이 지하 배양실에서 아내를 껴안고 뛴다. 발견의 순간에 사람이 하는 행동의 목록은 여전히 짧다.
보이는 콜로니가 자라면 그 상등액을 항체 생산 여부로 선별했다. 이렇게 쾰러는 골수종 세포의 불멸성과, 비장세포에서 온 양 적혈구 특이적 항체 생산 능력을 함께 갖는 하이브리도마를 만들었다. 이 불멸화된 B세포는 단 한 종류의 항체를 분비했고, 그래서 우리는 이제 단일클론항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쓴다. 처음으로 단일한 항원결정기에 특이적인 순수 항체를 대량으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흥미롭게도, 밀스타인이 내부적으로 발견을 보고한 뒤 MRC의 관료들은 하이브리도마 기술이 특허를 낼 만큼 실용적이지 않다고 판단했다. 하이브리도마 기술에 특허가 걸렸다면 로열티는 수십억 달러였을 것이다. 화학을 전공한 당시 총리 마거릿 대처가 영국이 이 환상적인 횡재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을 듣고 격노했다는 소문이 있었다.
1장 §1.1.3에서 브루스 에임스가 자기 이름이 붙은 시험에 의도적으로 특허를 내지 않았다. 더 많은 사람이 쓰게 하려는 뜻이었다. 여기서는 알아보지 못해 내지 않았다. 같은 결과가 나온 두 사건이지만 그 사이의 거리는 멀다.
4.1.6예르네, 그리고 역설의 해소
하이브리도마 기술의 개발은 지난 세기 면역학에서 가장 중요한 진전이다. 놀랄 것도 없이 밀스타인과 쾰러(당시 서른여섯)가 1984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수여 사유는 “면역계의 발달과 조절에서 특이성에 관한 이론, 그리고 단일클론항체 생산 원리의 발견”이었다.
그 영광을 함께 나눈 세 번째 수상자는 이론가 닐스 예르네였다. 어떤 이에게는 놀라울지 모르나 밀스타인과 쾰러에게는 아니었다. 예르네는 곧 면역학의 메카가 되는 바젤 면역학연구소를 세웠다. 1973년 그가 밀스타인을 바젤 면역학연구소의 세미나 연사로 초청했고, 그것이 일련의 행운을 촉발했다. 그 세미나가 청중에 있던 대학원생 쾰러로 하여금 밀스타인과 박사후연구를 하도록 이끌었다. 물론 예르네의 플라크 형성 B세포 분석법도 하이브리도마 기법 개발에 도움이 되었다. 그는 단일 항체 생산 세포에 의한 플라크 형성을 관찰한 뒤 1963년 이 분석법을 발명했다. 예르네의 플라크 분석법이 없었다면 쾰러는 단일클론항체를 만드는 하이브리도마 세포를 그토록 손쉽게 검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달리 말해 예르네의 노벨상은 '평생 공로상'에 가까웠다. 원저자는 화학상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다고 덧붙인다. R. B. 우드워드와 E. J. 코리의 수상이 그러했다. 유기화학에 대한 기여가 워낙 많아 그중 어느 하나를 가장 중요하다고 짚기 어려웠다. 2장에서 코리의 이름을 단 인명반응이 여덟 개로 기록이라던 그 사람이다.
슬프게도 쾰러는 1995년 마흔아홉이라는 아주 젊은 나이에 심장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밀스타인도 2002년 일흔넷에 역시 심장병으로 떠났다.
그런데 밀스타인의 마지막 20년이 각별하다. 쉰넷에 중대한 심장병 진단을 받자 그는 그것을 자기 과학 과제로 삼아 싸우기로 했다. 건강한 식단과 운동의 조합으로 20년간 병을 통제했고, 심부전에 굴복하기 일주일 전에도 논문을 투고했다.
그는 친구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모두가 동의했다. “그는 아주 좋은 사람이었다.”
그리고 항체 특이성의 수수께끼, 곧 란트슈타이너의 역설은 마침내 풀렸다. MIT의 일본 면역학자 도네가와 스스무가 제한된 유전자 집합이 유전자의 무작위 재배열을 통해 어떻게 방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지 발견해 198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유전자 클로닝 기법으로 도네가와는 B세포의 알파 사슬을 처음 클로닝했고, 항체 다양성이 세포가 항체 생산 B세포로 발달하는 동안 유전자의 재분배로 달성됨을 입증했다.
한 세기를 끌어온 역설이 이렇게 닫힌다. 구조가 비슷한 이유는 뼈대가 같기 때문이고, 특이성이 무한한 이유는 그 뼈대의 한 부분을 매번 새로 섞어 짓기 때문이다.
§ 4.2 · HER-2 and Trastuzumab
과발현의 산술
Monoclonal antibodies came of age
과학자들은 언제나 꿈꿔 왔다. 원하는 특이성을 가진 단일 항체를 한 트럭씩 만들어 내는 불멸의 형질 B세포를. 1975년 밀스타인과 쾰러의 하이브리도마 발견으로 그 꿈이 이루어졌다.
하이브리도마는 생의학 연구와 진단을 혁명적으로 바꾸었을 뿐 아니라, 암을 포함한 많은 질병을 위한 치료제의 무기고를 낳았다. 단일클론항체 기술에 기반한 진단 키트만 현재 시장에 약 100종이 있다.
치료용 항체의 개발은 면역원성을 줄이려는 산업의 욕구와 나란히 간다. 면역원성은 흔히 치료용 단일클론항체의 효능을 떨어뜨린다. 심한 경우에는 아나필락시스와 과민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히어로의 사다리가 바로 이 이야기다.
4.2.1새끼 마우스가 일찍 눈을 떴다
1960년, 미주리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일하던 이탈리아 방문 교수 리타 레비몬탈치니가 최초의 성장인자 중 하나를 발견했다. 신경 표적 조직이 만드는 단백질이었으므로 그는 그것을 신경성장인자(NGF)라 명명했다. 그의 박사후연구원 중 하나인 스탠리 코언이 신경세포 성장에 필요한 NGF 단백질의 분리에 기여했다.
2년 뒤 내슈빌 밴더빌트대학에서 독립한 코언이 또 하나의 성장인자를 확인했다. 표피세포의 성장을 자극하는 표피성장인자(EGF)다. 그는 EGF가 새끼 마우스의 눈을 평소보다 일찍 뜨게 하고 이가 며칠 일찍 나게 하는 것을 관찰했다. 성장인자라는 말의 뜻이 이보다 구체적으로 보일 수 없다.
1978년 코언은 세포 표면의 EGF 수용체(EGFR)가 단백질 티로신 인산화효소임을 발견했다. EGF가 EGFR에 결합해 복합체를 이루는 것이 세포 성장의 첫 단계다. HER-1로도 알려진 EGFR는 1970년대 말 세 번째로 알려진 티로신 단백질 인산화효소였다. 3장 §3.1.2에서 Src와 ABL이 첫째와 둘째였다.
레비몬탈치니와 코언이 NGF와 EGF를 분리·규명하기 전에는 성장인자라는 발상을 모두가 믿은 것이 아니었다. 워싱턴대학에서 레비몬탈치니의 초기 협력자였던 빅토어 함부르거는 1950년대 중반 이 분야에서 물러났다. 코언은 이렇게 말했다.
“그 덕에 사람들이 당신을 내버려 두고, 세상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점이 있었다. 단점은 당신이 다루는 것이 실재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납득시켜야 했다는 것이다.”
세상은 납득했다. 1986년 코언은 스승 레비몬탈치니와 함께 세포 성장과 발달을 통제하는 인자의 발견으로 노벨상을 받았다. 그리고 주목할 만하게도 레비몬탈치니는 2012년 103세로 세상을 떠났다. 3장의 에드먼드 피셔가 101세였다. 이 책에는 100세를 넘긴 노벨상 수상자가 둘 나온다.
4.2.2탄광 노동자의 아들과 학부생 한 명
1979년 MIT 로버트 와인버그 그룹이 랫의 뇌종양에서 DNA를 추출해 정상 마우스에 주입했더니 그 마우스가 즉시 암에 걸렸다. 이 발암 유전자가 신경계 종양에서 분리되었으므로 와인버그는 그것을 neu라 불렀다. 그러고는 이후 대체로 잊고 지냈다. 1장 §1.4.6에서 인간 ras를 찾아낸 그 와인버그다.
1984년 제넨텍의 독일 생물학자 악셀 울리히와 두 동료가 『Nature』에 획기적 논문을 내어 HER-2에서 종양유전자를 클로닝했다고 보고했다. 곧 HER-2가 와인버그의 neu 종양유전자와 같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래서 지금은 HER-2/neu로 알려진다.
거의 모든 과제나 제품에는 챔피언이 필요하다. 제넨텍 트라스투주맙의 챔피언은 제넨텍 사람도 아니었다.
원서 §4.2.2
UCLA의 종양내과의사이자 세포생물학자 데니스 J. 슬레이먼이었다.
시리아 이민자의 손자이자 애팔래치아 탄광 노동자의 아들인 슬레이먼은 고등학교에서 두각을 나타내 장학금을 받았고, 집안에서 처음으로 대학에 갔다. 시카고대학에서 MD/PhD를 하며 세계적 암 연구자 베르너 키르스텐과 일했다. 1967년 키르스텐 사르코마 레트로바이러스를 발견한 독일계 미국인이다. 오늘 키르스텐이 더 잘 알려진 것은 그의 이름을 딴 KRAS 종양유전자 때문이다. 1장 §1.4.6에 나온 그 키르스텐이다.
1979년 UCLA로 옮긴 슬레이먼은, 독성이 강하고 부작용이 거친데도 병을 통제하는 일은 드문 기존 화학요법보다 나은 항암제를 발견하려는 열정을 키웠다. 2장 전체가 그가 넘어서려 한 대상이다. 1986년 제넨텍의 울리히와의 우연한 만남이 동류 의식과, 트라스투주맙에 깊은 영향을 미칠 협업을 촉발했다.
슬레이먼은 실험실에서 학부생 한 명과 일했다. 통상의 대학원생이나 박사후연구원은 그에게 너무 비쌌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울리히의 DNA 시료와 슬레이먼의 종양 시료 수집을 맞춰 보려 했다. 여덟 달 안에 인간 유방암 시료 DNA의 약 4분의 1에서 HER-2 변경이 일어났음을 발견했다.
그리고 또 하나를 발견했다. HER-2/neu 종양유전자는 독특했다. 원종양유전자에서 돌연변이해 결함 있는 단백질을 만들거나 아예 단백질을 만들지 않는 다른 종양유전자와 달리, HER-2/neu는 정상 단백질을 만들되 비정상적으로 많은 양으로 만들었다. 곧 과발현이다.
게다가 HER-2 수용체 단백질은 세포 표면 밖으로 돌출해 있어 약이 붙잡기 쉬운 표적이 된다. 서문에서 말한 크기의 제약이 여기서 정확히 유리하게 작동한다.
1985년 울리히 그룹이 HER-2를 만드는 유전자를 클로닝했다. 2년 뒤 샌안토니오 텍사스대학의 빌 맥과이어와 함께 슬레이먼이 HER-2/neu와 특정 유방암 사이의 연결을 확립했다. 여성의 몸이 HER-2/neu를 많이 발현할수록 유방암 성장이 많았다. 나아가 HER-2/neu는 유방암과 위암 종양의 약 20%에서 과발현된다. HER-2 양성 암이다.
4.2.34D5에서 트라스투주맙으로 — 열 달의 인간화
클로닝된 유전자마다 그에 대한 항체를 만드는 것이 제넨텍의 회사 방침이었다. HER-2 유전자를 손에 넣고 제넨텍은 면역학 기법으로 마우스 세포에서 100개가 넘는 실험적 단일클론항체를 만들어, HER-2 수용체 단백질의 잠재적 길항제를 선별하는 데 썼다. 가장 강력한 항체가 muMAb 4D5로 명명되었다. mu는 뮤린(murine), 곧 마우스의 단일클론항체임을 나타낸다.
울리히 그룹은 H. 마이클 셰퍼드 그룹과 함께 일했다. HER-2를 과발현하는 세포에 4D5를 실험해, 4D5가 실제로 HER-2 활성을 낮출 수 있음을 발견했다. 그 데이터의 힘으로 제넨텍 경영진이 사람을 대상으로 4D5 항체의 예비 임상시험을 수행하는 데 동의했다.
그런데 마우스에서 얻었으므로 이 뮤린 단일클론항체는, 몸의 자가면역계가 거부하기 전에 사람에게 단 한 번만 줄 수 있었다. 그럼에도 결과 영상은 그 항체가 HER-2 양성 여성의 유방 종양을 겨누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 주었다. 한 번의 투여로도 표적은 확인된 것이다.
뮤린 항체는 장기이식의 거부반응과 다르지 않게, 인간 면역계가 외래 항체를 파괴하려 자기 항체로 반응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1990년 제넨텍의 폴 카터와 동료들이 '유전자 이어붙이기' 기법으로 뮤린 단일클론항체를 '인간화'하는 어려운 과제를 기록적인 열 달 만에 달성했다.
카터는 '부위 특이적 돌연변이유발'이라는 기법으로 키메라 단일클론항체 4D5를 더 인간화했다. 인간 유전자를 중국햄스터 난소(CHO) 세포에 이어붙이는 방식이었다. 그는 반쯤 농담으로 그 과정을 '식스팩 돌연변이유발'이라 불렀다. 제넨텍은 인간화된 4D5(HuMab4D5)를 거대한 '생물반응기'에서 배치 단위로 빚어냈다.
인간화된 이 단일클론항체가 나중에 트라스투주맙이라는 일반명을 받았고, 95%가 인간이고 5%가 마우스였다. 제넨텍이 100% 뮤린에서 출발해 원래 뮤린 성분의 5%만 남기고도 결합 친화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기술적 성취였다.
1989년 제넨텍은 단일클론항체 4D5가 HER-2 과발현 유방 종양 세포의 성장을 저해한다고 보고했다.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의 존 멘델슨이 mAb4D5의 기전 연구를 수행했다. 그의 실험실은 그것이 HER-2의 티로신 잔기 인산화를 차단함을 발견했다. 따라서 HER-2 단백질의 진짜 정체가 마침내 단백질 티로신 인산화효소로 드러났다. 멘델슨은 또한 최초의 EGFR 단일클론항체 세툭시맙(어비툭스)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다음 절의 주인공이 여기서 미리 나온다.
4.2.46년, 그리고 바이오마커라는 모형
트라스투주맙의 첫 임상은 1992년 시작되어 이어 2상과 3상이 진행되었다. 약은 진단 후 환자가 사는 시간을 50% 넘게 늘렸다. 1998년 FDA가 승인했고 제넨텍은 허셉틴이라는 상품명으로 팔았다.
첫 환자 등록에서 첫 승인까지 겨우 6년이 걸렸다. 놀랍도록 빨랐다. 다음 세 가지가 모두 처음이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 고형종양 치료를 위한 최초의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 최초로 승인된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 — 3장의 글리벡보다 3년 앞선다
- 암에서 최초로 성공한 바이오마커 주도 신약 개발 프로그램
그 암 바이오마커는 물론 HER-2 유전자였다. 1장 §1.6에서 바이오마커의 계보가, 2장에서 머크가 PD-L1을 환자 선별 바이오마커로 고른 결정이, 3장에서 팔보시클립의 승인이 바이오마커 부재로 15년 늦어진 일이 각각 나왔다. 그 모든 것의 원형이 여기다. 원저자의 말대로 이것은 지금 암 치료를 위해 개발되는 거의 모든 신약의 모형이다.
오늘까지 약 300만 명의 여성이 트라스투주맙으로 치료받았다. HER-2 양성 유방암 여성은 이제 모든 유방암 여성 중 가장 높은 생존율을 갖는다. 2019년 래스커-드베이키 임상의학연구상이 트라스투주맙의 발명으로 울리히·슬레이먼·셰퍼드에게 수여되었다. 암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차단한 최초의 단일클론항체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트라스투주맙이 모든 유방암 환자에게 듣지는 않는다. HER-2 유전자를 과발현하는 유방암 환자의 약 95%에 유효하며, 그들은 유방암·위암 인구의 약 20%다. 가장 유의한 부작용은 환자의 약 13%에서 나타나는 심장독성이다. 위약에서는 4%다. 2장에서 안트라사이클린의 심장독성이 2~7%였던 것과 나란히 놓고 읽을 만하다. 다른 부작용은 발열과 독감 유사 증상으로 주입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트라스투주맙을 쓰는 환자의 약 40%가 첫 주입에서 독감 유사 증상을 겪었다. 다만 대부분의 경우 진통제 타이레놀과 항히스타민제 베나드릴 한 번으로 곧 해결되었다.
제넨텍의 트라스투주맙 특허는 2017년 만료되었고 지금 미국 시장에 다섯 개의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되어 있다.
허셉틴, 베바시주맙(아바스틴), 그리고 아이덱에서 라이선스한 리툭시맙(리툭산)의 성공 위에서 제넨텍은 항암 생물학적 제제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 문장에 딸린 한 줄이 3장과 정확히 이어진다. 아이덱의 CEO 리처드 밀러는 훗날 파마사이클릭스의 CEO가 된다. 3장 §3.3.1에서 셀레라의 자산을 660만 달러에 사들여 이브루티닙을 살려 낸 그 사람이다. 리툭산으로 B세포 림프종을 다뤄 본 경험이 있었기에 BTK가 좋은 암 표적임을 알아볼 수 있었던 것이다.
울리히는 1988년 이후 독일로 돌아가 마르틴스리트 막스플랑크 생화학연구소에서 일했다. 1991년 샌프란시스코의 바이오텍 Sugen을 공동 창업했고, 그 회사가 저분자 VEGFR 인산화효소 억제제 수니티닙(수텐트)을 성공적으로 발견했다.
4.2.5허셉틴 그 이후 — 그리고 세포 안쪽
허셉틴 이후 HER-2를 겨누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 둘 더 나왔다. 제넨텍의 페르투주맙(퍼제타, 2012)은 HER-2가 이량체를 형성하는 것을 막는다. 이량체가 세포 증식을 일으키는 활성형이다. 매크로제닉스의 마게툭시맙(마젠자, 2020)은 트라스투주맙의 전구체에서 유래한 또 하나의 항HER-2 키메라 단일클론항체다.
트라스투주맙, 페르투주맙, 마게툭시맙 같은 단일클론항체는 세포막 표면 밖으로 돌출한 HER-2 수용체에 결합해 항암 효과를 낸다. 그런데 단일클론항체를 포함한 생물학적 제제는 너무 크고 너무 극성이어서 세포막도 혈액뇌장벽도 통과하지 못한다. 서문의 그 문장이다.
그러므로 저분자가 유리하다. 잠재적으로 경구 복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저분자 HER-2 억제제는 넷이다. 그리고 이 넷은 3장에서 본 인산화효소 억제제의 문법을 그대로 따른다.
| 양식 | 약물 | 승인 | 무엇이 다른가 |
|---|---|---|---|
| 항체 | 트라스투주맙 Herceptin | 1998 | 최초의 인간화 단일클론항체(고형종양), 최초 승인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 최초의 바이오마커 주도 개발. 5%의 생쥐. |
| 항체 | 페르투주맙 | 2012 | HER-2의 이량체 형성을 막는다. |
| 항체 | 마게툭시맙 | 2020 | 트라스투주맙 전구체에서 유래한 키메라 항체. |
| 저분자 | 라파티닙 | 2007 | 가역적 억제제. 뇌 전이 치료에 특히 유효하다. 항체가 넘지 못하는 혈액뇌장벽을 넘기 때문이다. |
| 저분자 | 네라티닙 | 2017 | 비가역적 pan-HER 억제제. 3장 §4.3.5에서 EGFR 2세대로도 등장한다. |
| 저분자 | 피로티닙 | 2018 | 경구 비가역 공유결합 억제제. 중국에서만 승인. |
| 저분자 | 투카티닙 | 2020 | EGFR 대비 선택성이 높은 HER-2 선택적 억제제. |
| ADC |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Kadcyla · T-DM1 | 2013 | 고형종양 치료로 승인된 최초의 ADC. 링커는 티오에테르. |
| ADC |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Enhertu · T-DXd | 2019 | DAR 약 8. 방관자 살상 효과. 뇌 전이에도 유효할 수 있다. 수십 개 HER-2 ADC 중 금본위. |
표를 세로로 읽으면 이 장의 논리가 보인다. 항체는 표면만 건드릴 수 있고, 저분자는 안으로 들어가되 선택성이 떨어지며, ADC는 항체의 특이성으로 문을 열고 저분자를 안으로 실어 나른다. 세 양식이 서로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한계를 메운다.
§ 4.3 · Mendelsohn and Erbitux
자물쇠에 낀 껌
Gum in the lock
세툭시맙(어비툭스)은 2004년 진행성 대장암 치료로 FDA 승인을 받은 최초의 EGFR 표적 단일클론항체다. UCSD에서 일하던 존 멘델슨이 발견했다.
4.3.1M225 — 껌과 자물쇠
1980년대에 인간 성장인자인 EGFR와 HER-2가 암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HER-2의 형제이며 — 실은 EGFR가 처음에 HER-1이라 불렸다 — EGFR는 모든 암의 3분의 1, 특히 폐암에 관여한다.
암세포 안에서 EGF가 세포 표면의 수용체에 결합하면 세포 내부에서 효소들의 연쇄 반응이 시작되어 종양에 영양을 계속 공급한다. 그 결과 세포가 스스로를 자극해 미친 듯이 자란다. 따라서 수용체를 막으면 암세포의 성장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이 합당하다. 수용체가 편리하게 세포막 표면에 있으므로, 세포막을 통과할 수 없는 단일클론항체가 손쉽게 겨눌 수 있다.
멘델슨은 오하이오 신시내티 출신 외판원의 아들이다. 1958년 하버드칼리지를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하버드에서 그는 새로 부임한 교수 제임스 왓슨의 실험실에서 첫 학부 연구생이었다. 1장 §1.4.4의 그 왓슨이다. 1963년 하버드 의대에서 의학박사를 받은 뒤 8년간 전국을 돌며 레지던트를 하고, 1970년 UCSD에서 독립 연구를 시작했다.
1980년 그는 동료인 면역학 교수 고든 사토와 협업을 시작했다. 당시 토니 헌터가 Src 종양단백질의 티로신 인산화를 새로운 단백질 변형으로 이미 발견해 두었고 — 3장 §3.1.2의 늙은 완충액 이야기다 — 스탠리 코언이 그 발견을 이어받아 EGF가 자극하는 EGFR 인산화효소 활성이 티로신 특이적임을 보였다. 생물학적 제제로든 저분자로든 EGFR를 겨누는 약을 발견할 여건이 무르익어 있었다.
멘델슨과 사토는 막관통 수용체의 세포외 도메인에 결합하는 단일클론항체를 만들어 EGF-리간드 결합을 차단하자고 제안했다. 당시로서는 전례가 없었고, 그들의 첫 제안서는 NCI에서 거절되었다.
1983년 세포배양 연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NCI 연구비를 확보했다. 이후 특이적 단일클론항체를 분비하는 마우스 하이브리도마를 개발했고 그중에 225번째 면역글로불린 G가 있었다. 뮤린 비장에서 분리한 세포에서 클로닝했으므로 M225로 명명되었다. 그것은 EGFR에 결합해 불활성화했고, 항EGFR 단일클론항체가 암세포 성장 저해에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최초의 증거를 제공했다.
단일클론항체는 껌이고 EGFR는 자물쇠다. 통상 EGF가 EGFR에 결합하는 사건은 통제되지 않은 세포 성장 신호를 풀어놓아 암 증식을 낳는다. 그런데 껌이, EGF라는 열쇠가 EGFR라는 자물쇠를 여는 것을 막는다.
멘델슨이 기전을 설명할 때 즐겨 쓴 비유 · 원서 §4.3.1
1985년 멘델슨은 뉴욕 메모리얼 슬론-케터링으로 옮겼다. M225를 샌디에이고의 작은 바이오텍 하이브리텍에 라이선스했고, 하이브리텍이 1상을 수행해 M225가 사람에게 안전하고 내약성이 좋음을 입증했다. 좋은 약동학 성질을 보였고 종양 부위에 선택적으로 국재했다. 놀랍지 않게도 모든 환자가 인간 항마우스 항체를 만들었다. 면역원성 또는 과민화로 알려진, 인간의 자가면역계가 뮤린 단백질을 자동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생기는 심각한 알레르기다.
4.3.2아무도 원하지 않은 항체
사람에게 뮤린 항체를 쓰는 문제를 넘어서려면 M225에 또 하나의 기술적 진전이 필요했다. 항체의 인간화다. 1990년 NCI가 비용을 대어 M225를 인간 단백질과 융합시켜 키메라 항체를 만들었다. M225의 가변 영역을 변형해 단백질이 몸 안에 더 오래 머물고 면역원성이 덜하며 항종양 활성이 높아지도록 조작했다. 인간화된 이 단일클론항체가 C225가 되었다. C는 키메라(Chimera)를 뜻한다. 일부는 마우스, 일부는 인간 단백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서 3장에서 익숙해진 형식이 다시 나온다.
1992년 일라이릴리가 하이브리텍을 사들이고 권리를 UCSD로 되돌려 주었다. 단일클론항체의 독성 가능성을 회사가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후 멘델슨은 많은 대형 제약사와 이야기했으나 아무도 관심이 없었다.
1993년 멘델슨이 뉴욕 맨해튼의 작은 바이오텍 임클론 시스템스의 CEO 새뮤얼 왁설을 만났다. 면역학 배경과 생물학적 제제에 대한 통찰을 가진 왁설은 즉시 C225의 가치를 알아보고 개발에 동의했다. C225를 그렇고 그런 단일클론항체로 본 다른 사람들과 달리, 왁설은 그것이 매우 특이적인 약임을 알아보았다. 임클론은 UCSD에서 약을 라이선스해 생산을 확대하고 두경부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시작했다.
그러다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한 여성의 4기 불응성 대장암이 C225와 화학요법제 이리노테칸의 병용 주입으로 80% 축소되었다. 종양이 충분히 줄어 의사들이 나머지 암을 수술로 제거할 수 있었고 그는 완화에 들어갔다. 이 눈부신 결과가 임클론의 주가를 하룻밤 사이 하늘로 쏘아 올렸다.
임클론은 1999년 즉시 C225 시험을 두경부암 환자에서 EGFR를 높은 정도로 발현하는 대장암 환자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원저자는 이것을 임상시험에서 바이오마커를 쓴 초기 사례 중 하나로 꼽는다.
2000년 C225가 세툭시맙이라는 일반명을 얻고 FDA의 신속심사 지위를 받았다. 2001년 임상에서 세툭시맙과 이리노테칸 병용으로 치료받은 불응성 대장암 환자의 22%에서 최소 50%의 종양 축소가 관찰되었다.
세툭시맙은 이리노테칸과 게피티닙 양쪽의 반응률을 거의 두 배로 만들었다.
3장 §3.2.4에서 원저자는 이마티닙 2상의 95%를 놀랍게 만들려고 비교 대상을 하나 들었다. “EGFR 억제제 게피티닙(이레사)과 이리노테칸의 병용이 부분 반응 13%로 승인되었다.” 그 조합은 해당 맥락에서 통상적이지 않고 각주도 붙어 있지 않아, 3장을 정리하며 확인이 필요한 대목으로 표시해 두었다.
그 출처가 여기다. 4장은 이리노테칸이 1996년 반응률 13%로, 그리고 게피티닙이 2003년 역시 13% 반응률로 각각 승인되었다고 따로따로 적는다. 3장의 문장은 이 두 사실을 하나로 합치면서 생긴 오류로 보인다. 두 약이 각각 13%였을 뿐, 둘의 병용이 13%였다는 서술은 원서 안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그런데 FDA는 효능과 안전성 양쪽에서 높은 기준을 갖는다. 임클론의 2상 임상이 워낙 설계와 수행이 부실해 FDA는 세툭시맙 시판 신청의 심사 자체를 거부했다. 임클론은 세툭시맙과 이리노테칸 병용요법의 데이터는 충분했으나 세툭시맙 단독요법의 데이터가 거의 없었다. 어떤 신약 개발 전문가들은 임클론의 부실하게 작성된 임상 프로토콜을 두고 이렇게까지 말했다.
“일부러 나쁘게 쓰려 해도 이보다 나쁜 프로토콜을 쓸 수는 없을 것이다.”
어느 신약 개발 전문가 · 원서 §4.3.2
그 결과 2001년 12월 말 FDA가 임클론의 생물학적제제 허가신청에 대해, 부실한 임상 설계와 엉성한 데이터 수집을 이유로 심사거부(RTF) 서한을 발부했다.
4.3.3왁설의 운명 — 45,673달러
FDA의 RTF 서한이 온다는 것을 알게 된 날, 왁설은 그 내부 정보를 딸과 아버지에게 불법으로 공유했고 두 사람은 즉시 1,000만 달러가 넘는 임클론 주식을 팔았다. 그의 개인적 친구인 마사 스튜어트도 왁설에게서 임박한 RTF 소식을 듣고 임클론 주식을 팔았다.
그런데 그의 거래가 아낀 손실은 45,673달러였다. 전체 주식 포트폴리오의 0.04%에 불과한 푼돈이다.
당시는 엔론이 수년간 분식회계로 투자자를 속이다 2001년 갑자기 파산한 사태의 여파로, 내부자거래가 의회 청문회의 집중 대상이었다. 2년 뒤 왁설은 6년형을 받고 상장회사 임원으로 일하는 것이 영구히 금지되었다. 스튜어트는 '겨우' 5개월을 복역하고 5개월을 가택연금으로 보냈으며 널리 악명을 얻었다.
4만 5천 달러를 아끼려다 5개월을 감옥에서 보낸 이야기는, 이 장에서 가장 값싼 거래로 기록될 만하다.
2010년 출소한 왁설은 또 하나의 바이오텍 카드먼 파마슈티컬스를 세웠다. 카드먼은 2021년 ROCK2 인산화효소 억제제 벨루모수딜(리주록)의 FDA 승인을 만성 이식편대숙주병 치료로 확보했다. 몇 달 뒤 사노피가 카드먼을 19억 달러에 사들였다. 왁설은 이어 세 개의 비상장 바이오텍을 더 창업해 기업공개 전까지 CEO로 일했다.
4.3.4어비툭스의 운명
세툭시맙의 임상이 이번에는 제대로 재설계되었다. 결국 2004년 FDA 승인을 얻었다. 이리노테칸 기반과 옥살리플라틴 기반 화학요법 모두에 실패한 EGFR 발현 돌연변이 대장암을 단독요법으로 치료하는 용도다. 2장에 나온 그 두 화학요법이 실패한 자리에 이 약이 들어간 것이다.
4년 뒤 2008년 일라이릴리가 임클론을 65억 달러에 사들였다. 그리고 여기서 이 절의 아이러니가 완성된다. 1992년 하이브리텍을 사고 이 약의 권리를 독성 우려로 되돌려 준 바로 그 회사다. 16년 뒤 같은 약을 65억 달러에 다시 사들인 셈이다.
2014년 임클론이 개발한 또 하나의 약, VEGFR 억제제 라무시루맙(사이람자)이 위암으로 승인되었다. 릴리는 임클론 인수를 통해 이 약도 소유한다.
두 번째 항EGFR 단일클론항체는 암젠의 파니투무맙(벡티빅스, 2006)이다. EGFR 세포외 도메인에 대한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이며, 대장암 치료로 승인된 최초의 완전 인간 단일클론항체다. 히어로의 사다리에서 마지막 칸이다. 세 번째는 릴리의 네시투무맙(포트라자, 2015)으로 역시 완전 인간 항체이며, 시스플라틴·젬시타빈과 병용해 진행성 두경부암의 1차 치료에 쓴다.
어비툭스의 아버지 멘델슨은 임클론 이사로서 스톡옵션으로 630만 달러를 벌었다. 이 저명한 과학자이자 행정가는 휴스턴 MD 앤더슨 총장으로 15년을 재직한 뒤 2019년 세상을 떠났다.
4.3.5세포 안쪽 — 저분자 EGFR 억제제 4세대
항체 외에 항EGFR 약의 다른 계열은 저분자다. 앞서 말했듯 아스트라제네카의 게피티닙(이레사)은 2003년, 어비툭스보다 1년 앞서 출시되었다. 시간이 지나며 게피티닙은 백인 인구보다 아시아인 환자에게 더 유효한 것으로 밝혀졌다.
게피티닙과, OSI/제넨텍/로슈가 개발해 2004년 승인된 엘로티닙(타세바)이 1세대 EGFR 억제제다. 엘로티닙은 원래 화이자의 리 아널드가 발견했는데, 기본적으로 두 분자는 아닐린 고리의 치환기 하나가 다르다. OSI와 화이자는 1983년 인산화효소 억제제를 함께 하기로 제휴했다. 그런데 2000년 화이자가 워너램버트를 사들인 뒤, 화이자는 워너램버트의 EGFR 억제제 다코미티닙(비짐프로, 2018)을 갖기로 하고 연방거래위원회 규정을 지키기 위해 엘로티닙을 OSI로 돌렸다. 3장 §3.1.3에서 팔보시클립이 같은 인수로 화이자 자산이 된 그 사건이다.
문지기라는 양날의 검
불가피하게 1세대 EGFR 억제제에 점돌연변이로 인한 약물 저항성이 생겼다. 그중 으뜸이 T790M이다. 문지기(gatekeeper) 영역의 790번 아미노산 티로신(T)이 메티오닌(M)으로 바뀐다. 1장 §1.6.2의 바이오마커 목록에 나온 그 T790M이다.
원저자의 정리가 날카롭다. 양날의 검처럼, 문지기 잔기는 우리가 선택적 억제제를 찾을 수 있게 해 주면서 동시에 T790M 같은 돌연변이를 낳는다.
2세대는 T790M을 넘어서기 위해 개발되었다. 아파티닙(질로트립, 2013), 네라티닙(널린스, 2017), 다코미티닙(비짐프로, 2018). 셋 다 수용체 단백질의 797번 시스테인(C797)에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공유결합 억제제다.
3장 §3.3의 BTK 이야기가 여기서 그대로 되풀이된다. 거기서는 481번 시스테인이 앵커였고 C481S 돌연변이가 그 앵커를 없앴다. 여기서는 797번 시스테인이 앵커이고 C797S가 그것을 없앤다. 같은 구조의 문제가 다른 인산화효소에서 다시 나타난다.
2세대는 폐암 환자에서 가장 높은 효능을 보였고 그중 10%가 유의한 종양 축소와 극적인 증상 개선을 경험했다. 그러나 초기 반응 뒤 대부분의 환자 종양이 1년 뒤 저항성이 되었다. '획득 저항성'이다.
암세포의 돌연변이와, T790M과 C797S의 이중 돌연변이를 넘어서려는 우리 능력 사이의 군비 경쟁이다. 3장 §3.5의 “돌연변이를 따라잡느라 분투하고 있다”는 문장이 여기서 구체적인 두 개의 아미노산으로 나타난다.
3세대에는 올무티닙(올리타, 2016, 한국에서만)과 오시머티닙(타그리소, 2015)이 있다. 후자 오시머티닙은 이제 폐암 치료의 금본위가 되었다. 2장에서 헵타플라틴이 한국이 승인한 백금 약으로 등장했고, 여기서 올무티닙이 두 번째로 등장한다.
거의 모든 단백질 인산화효소 억제제처럼 1~3세대 저분자 EGFR 억제제는 ATP 경쟁적 억제제다. ATP의 염기 영역을 모사해 EGFR 단백질에서 통상 ATP가 자리하는 틈을 차지한다. 한편 알로스테릭 억제제는 ATP 주머니가 아닌 다른 틈에 결합해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코실런드의 유도 적합 이론대로, EGFR 단백질이 모양을 충분히 바꾸어 ATP 주머니가 더는 ATP 분자를 수용할 수 없게 되고 결국 세포 증식이 저해된다.
최근 EGFR의 ATP 도메인이 아닌 자리에 결합하는 여러 4세대 알로스테릭 EGFR 억제제가 보고되었다. 다만 아직 FDA 승인을 받은 것은 없다. 3장 §3.4에서 알로스테릭이 왜 우월한지 — ATP 도메인은 고도로 보존되어 있으므로 — 를 이미 보았다. 그 논리가 여기서 다시 시험받고 있다.
§ 4.4 · Monoclonal Antibody Cancer Drugs Today
특허 절벽의
비대칭
Why biosimilars are not generics
오늘날 200개가 넘는 단일클론항체 약물이 시장에 있고 수백 개가 임상 중이다. 의약품에서 점점 더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암 치료 외에도 감염병, 자가면역질환, 심혈관질환, 혈우병 같은 광범위한 질환 치료에 쓰인다. 종양학에서만 지금까지 40개가 넘는 단일클론항체가 암 치료로 승인되었다.
그런데 이 절에서 가장 값진 대목은 숫자가 아니라 구조다.
저분자 약은 일반적으로 가파른 특허 절벽에 직면한다. 혁신 브랜드 약의 특허가 끝나면 제네릭이 몰려들어 가격이 급락하고 이윤도 그렇다. 2장에서 카보플라틴의 제네릭이 2004년부터 나왔고 백금계 전체가 오래전부터 제네릭이 있으면서도 연 20억 달러 시장을 유지한다는 대목이 있었다.
반면 생물학적 제제의 바이오시밀러는 만들기가 지수적으로 더 어렵다.
저분자의 CMC — 화학·제조·품질관리 — 는 비교적 단순하고 길이 잘 닦여 있다. 반면 생물학적 제제의 CMC는 매우 복잡하고 통제하기 어렵다. 원저자는 여기에 결정적인 한 문장을 놓는다. 같은 제조사의 배치와 배치 사이에서도 100%의 충실도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것이 §4.1.4에서 다클론 항체의 두 번째 한계로 나온 '재현성' 문제의 산업적 판본이다. 살아 있는 세포가 만드는 것은 배치마다 미세하게 다르다. 그 사실이 다클론 항체를 약으로 쓰기 어렵게 만들었고, 이제는 역설적으로 바이오시밀러의 진입 장벽이 되어 원 개발사를 지켜 준다.
따라서 바이오시밀러가 원래의 혁신 생물학적 제제보다 저렴하기는 해도 여전히 상당히 높은 가격을 요구할 수 있다. §4.2.4에서 본 대로 바이오시밀러의 가격 할인은 제네릭이 저분자 브랜드 약에 하는 것만큼 가파르지 않다. 놀랍지 않게도 바이오시밀러는 전 세계 제약 산업에서 빠르게 늘고 있다.
이중특이 항체
더 흥미로운 것은 이중특이·다중특이 단일클론항체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점이다. 이중특이 항체는 두 개의 결합 부위를 가진 항체 구조물로, 서로 다른 두 항원에 결합하거나 같은 항원의 두 에피토프에 결합한다. 이전에 불응성이던 질병 부분집합에서 유망한 임상 결과와 함께 이중 경로 표적화를 가능하게 한다. 종양학에서 12개 가까운 이중특이 단일클론항체가 승인되었고, 그중 다수가 PD-1/PD-L1 억제제의 팔을 하나 갖는다.
포터가 파파인으로 잘라 낸 Y자의 두 팔이 서로 다른 것을 잡게 만든 것이다. 구조를 알아야 구조를 바꿀 수 있다.
2025년 6월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가 바이오엔테크의 PD-L1×VEGF 이중특이항체에 15억 달러를 걸었다.
그런데 원저자가 붙인 다음 문장이 이 장에서 가장 신랄하다. 흥미롭게도 바이오엔테크는 불과 반년 전 중국 바이오텍 바이오테우스에서 그 약을 8억 달러에 사들였다. 여기서 그저 '뒤집기'만 한 바이오엔테크로서는 얼마나 좋은 거래인가!
3장의 부록 2에서 도그마의 값이 돈으로 계산되는 것을 보았다. 여기서는 도그마가 아니라 지리가 값으로 계산된다. 그리고 그 지리의 문제가 바로 다음 절의 주제다.
§ 4.5 · Antibody-Drug Conjugates
레이저 유도
미사일
Antibody + linker + payload
2장에서 화학요법이 악성종양과 싸우는 데 놀라운 효능을 보였음을 보았다. 불행히도 세포독성 물질은 정상 세포에 비해 종양 세포에 상대적으로 비선택적이다. 그 결과 흔히 내약성이 나빠 많은 환자가 골수 억제와 면역 억제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겪는다.
화학요법의 좋은 것(효능)은 지키고 나쁜 것(독성)은 최소화하는 성공적 양식 중 하나가 ADC다. 세포독성 화합물을 암세포에 직접 전달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2장의 히어로였던 「치료창」을 넓히는 네 번째 방법이라 할 만하다.
4.5.1마일로타그 — 최초, 그리고 철수
ADC의 개념은 단일클론항체가 등장하자마자 존재했다. 최초의 성공적 ADC 젬투주맙 오조가마이신(마일로타그)은 1990년대 와이어스-에이어스트 리서치의 레더리 연구소가 발명했다. 2장 §2.4.1에서 시드니 파버의 요청으로 옐라프라가다 수바로가 아미노프테린을 합성한 그 레더리다. 와이어스-에이어스트는 훗날 와이어스가 되었고 2009년 화이자가 690억 달러에 인수했다.
페이로드 오조가마이신은 칼리케아마이신의 유사체다. 칼리케아마이신은 1980년대에 caliche 토양에서 항생제로 분리된 극도로 세포독성이 강한 엔다이인 천연물이다. DNA의 작은 홈에 효율적으로 결합해 DNA를 절단하며, 아드리아마이신보다 1만 배 넘게 효율적으로 세포를 죽인다. 2장 §2.2.3의 그 아드리아마이신, 곧 독소루비신이다.
효능을 내는 데 아주 적은 약만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좋은 소식이지만, 독성을 어떻게 최소화하느냐는 큰 도전이 따라온다. 그래서 프린스턴의 와이어스-에이어스트 과학자들은 칼리케아마이신 유도체를, 그 강력한 페이로드를 종양 세포로 전달할 고도로 특이적인 단일클론항체에 붙이기로 했다. 인간화 단일클론항체 젬투주맙은 급성골수성백혈병(AML) 세포 표면에 흔한 CD33 항원을 겨눈다. 젬투주맙과 페이로드는 절단 가능한 하이드라존 링커로 연결된다.
마일로타그는 2000년 AML 치료로 승인되어 최초의 FDA 승인 ADC가 되었다. 그런데 2010년, 표준치료인 다우노루비신/시타라빈보다 효능이 낮고 사망률이 높게 나오자 자발적으로 철수되었다. 용량이 너무 높았고 철수는 부실하게 설계된 임상의 결과라는 주장이 있었다. 바로 앞 절의 임클론과 같은 진단이다.
교훈을 배운 화이자는 단일클론항체를 최적화하고 임상을 재설계했다. 네 번의 추가 2/3상 뒤 새 투여 요법으로 재승인을 확보했다. 이 재승인 대목의 약물명 표기에 대해서는 주기를 참고할 만하다.
4.5.210년의 침체, 그리고 부활
마일로타그의 불확실성이 ADC라는 양식을 10년간 침체시켰다. 그러나 2013년 HER2 양성 유방암 치료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캐싸일라)이 승인되면서 분야가 요동쳤다. 캐싸일라는 고형종양 치료로 승인된 최초의 ADC였다.
캐싸일라는 로슈/제넨텍이 이미 유효한 HER2 항체 트라스투주맙(T)을 쓰고, 그 항체를 미세소관 탈중합제인 DM1(메이탄신 유도체)에 연결한 것이다. DM1은 표준 화학요법보다 약 100~10,000배 강력한 고효능 세포독소다. 그래서 캐싸일라는 T-DM1으로도 불린다. 제넨텍은 이뮤노젠의 표적 항체 페이로드 ADC 기술을 라이선스했다. 독점 링커 플랫폼을 DM1에 붙인 것이다.
최적화된 링커는 티오에테르였고, 그것이 이 ADC의 성공에 결정적이었다. 이상적인 링커는 ADC가 암세포에 도달할 때까지 살아남았다가 리소좀 안에서 절단되어야 한다. 링커가 이 장에서 가장 과소평가된 부품이다. 캐싸일라는 2026년 특허가 만료되고 바이오시밀러가 시장에 들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나의 HER-2 표적 ADC는 다이이치산쿄/아스트라제네카의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엔허투, T-DXd)으로 2019년 말 비소세포폐암 치료로 FDA 승인을 받았다. 엔허투의 트라스투주맙은 절단 가능한 사(四)펩타이드 링커로 캄프토테신 유사체 데룩스테칸에 연결된다. DNA 토포아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 페이로드다. 2장 §2.3.3에서 먼로 월과 만수크 와니가 중국 희수에서 분리했으나 물에 녹지 않아 끝내 약이 되지 못한 그 캄프토테신이다. 50년 뒤 항체에 실려 약이 되었다.
엔허투는 약물-항체 비(DAR)가 약 8로 높아, 항체 하나마다 여덟 개의 데룩스테칸 분자로 무장하므로 매우 유효하다. 제형은 혈장에서 안정하게 유지되다 암세포 안으로 내재화되어 선택적으로 절단된다. 이 선택적 절단이 강력한 페이로드를 방출해 DNA 손상과 아폽토시스를 유도하며, 이웃 종양 세포에 대한 방관자 살상 효과도 있다. 엔허투는 수십 개의 HER-2 ADC 중에서도 워낙 성공적이어서 금본위가 되었다. 뇌 전이에도 유효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롭다. 항체는 혈액뇌장벽을 넘지 못한다는 이 장의 대전제에 대한 예외가 될지 모른다.
시젠 — 하나의 페이로드로 셋
ADC에 집중한 붐비는 바이오텍 가운데 시젠이 선두였다. 1999년 워싱턴주 보셀에 설립된 시젠(옛 시애틀 제네틱스)은 세 개의 ADC를 시장에 낸 ADC 강자였다. 흥미롭게도 시젠의 세 ADC는 모두 같은 페이로드 모노메틸 아우리스타틴 E(MMAE)를 공유한다.
이야기는 1990년대 애리조나주립대학의 조지 R. 페팃이 인도양의 군소(sea hare)에서 해양 천연물 돌라스타틴 10을 분리하면서 시작한다. 아우리스타틴 E는 돌라스타틴 10의 유사체이며 둘 다 세포독성 미세소관 교란제다. 2장의 해양 천연물 계보에 카리브해의 멍게와 해면이 있었다. 여기에 인도양의 군소가 더해진다.
| 약물 | 승인 | 표적 | 링커 · 페이로드 |
|---|---|---|---|
| 브렌툭시맙 베도틴 Adcetris | 2011 | CD30 · 림프종 | 다이펩타이드 발린-시트룰린 링커. 혈장에서는 안정하나 카텝신 B 같은 리소좀 효소로 매우 빠르게 가수분해된다. 페이로드 MMAE. |
| 엔포투맙 베도틴 Padcev | 2019 | 넥틴-4 · 요로상피암 | 링커와 페이로드가 애드세트리스와 같다. 항체만 바꿔 대부분의 요로상피암 세포 표면에 있는 종양 관련 항원을 겨눈다. |
| 티소투맙 베도틴 Tivdak | 2021 | 조직인자 · 자궁경부암 등 | 세포 표면 발현 조직인자를 겨눈 최초의 ADC. 여러 고형종양에서 이상 발현되는 단백질이다. 페이로드 MMAE. |
플랫폼이란 이런 것이다. 링커와 페이로드를 고정해 두고 항체만 갈아 끼워 표적을 바꾼다. 시젠의 ADC 역량 덕에 화이자는 2023년 시젠을 430억 달러에 사들였다. 앞서 2020년에는 길리어드가 ADC 기업 이뮤노메딕스를 210억 달러에 인수했다.
4.5.3중국이라는 변수
2021년 시젠이 중국 바이오텍 RemeGen이 발명한 ADC의 권리를 확보하려고 2억 달러의 계약금을 지불했다. 그 ADC 디시타맙 베도틴(아이디시)은 이미 중국에서 고형종양 치료로 승인되어 있었다. 여러 적응증에서 모두 잘 풀리면 최대 24억 달러가 걸려 있다. 그것이 ADC의 첫 라이선싱 거래였고, 이후 거래의 홍수로 이어졌다.
오늘 FDA 승인 ADC 13개는 거의 모두 다국적기업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수십 건의 라이선싱 거래에 비추어, ADC의 큰 부분이 중국 바이오텍에서 자라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자국산 ADC 세 개가 이미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승인을 받았다.
바로 앞 절의 바이오엔테크 이야기 — 8억 달러에 사서 반년 뒤 15억 달러에 넘긴 '뒤집기' — 가 이 숫자들의 한 사례다. 이 장에서 원저자가 유일하게 지리적 이동을 하나의 힘으로 다루는 대목이며, 이 책에서 가장 최근의 관찰이기도 하다.
§ 4.6 · Cancer Vaccines
성배
Prevention is better than treatment
예방이 치료보다 낫다. 암 백신은 특정 암, 특히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암을 예방할 수 있다. 백신은 감염병인 천연두를 근절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암의 거의 20%가 바이러스로 생긴다. 1장 §1.3에서 일곱 종의 인간 바이러스가 인간 암의 20%를 일으키며, 나머지 80%는 바이러스로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 20%가 여기서 예방의 대상이 된다. 어떤 바이러스는 사람 세포를 감염시켜 정상 세포를 악성으로 바꿀 수 있는 돌연변이를 만든다. 그런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은 뒤따르는 암 성장도 예방할 수 있다.
4.6.1자궁경부암 — 가장 성공한 예방
HPV는 인간 암의 약 5%, 가장 두드러지게는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DNA 바이러스다. 자궁경부암은 유방암에 이어 여성에게 두 번째로 흔한 암이다.
독일의 하랄트 추어 하우젠이 1974년 HPV가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1장의 노벨상 목록에도 나온 사람인데, 두 장이 수상 연도를 다르게 적는다. 주기를 참고할 만하다.
성기 사마귀가 드물게 악성이 된다는 관찰을 근거로 추어 하우젠은 HPV가 자궁경부암의 병인 인자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00년대 초 그는 자궁경부암 생검에서 새로운 HPV DNA를 찾았고, 이어 환자에게서 HPV16과 HPV18 아형을 클로닝했다. HPV16과 HPV18이 전 세계 모든 자궁경부암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2006년 FDA가 머크의 HPV 백신 가다실을 승인했다. 6·11·16·18형의 재조합 인간 사가(四價) 파필로마바이러스 백신이므로 가다실 4로도 알려진다. 2014년 승인된 가다실 9가 지난 10년간 가다실을 대체했다. 2009년 FDA는 GSK의 서바릭스(16·18형 이가 백신)도 승인했다.
시장의 세 백신 모두 HPV L1 에피토프의 합성 제조 바이러스 유사 입자(VLP)를 담고 있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바이러스처럼 생긴 껍데기를 만들어 면역계에 보여 주는 방식이다.
지난 10년의 가다실 사용은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서 HPV16/18 감염이 감소했다는 증거를 제공했다. 가다실 9는 가다실과 마찬가지로 항HPV18·HPV45 역가의 빠른 손실을 보인다. 서바릭스는 어떤 HPV 유형의 감염과 전암 예방에서 가다실 9와 동등하며, 최소 10년간 지속되는 높은 항체 역가도 입증했다.
HPV 백신은 워낙 성공적이어서 청소년기 이전(9~15세)의 여성과 남성 모두에게 접종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4.6.2간암 — 그리고 백신이 필요 없어진 경우
황달을 알리는 징표로 하는 간염 감염은 A부터 E까지 다섯 유형의 간염 바이러스가 일으킬 수 있으며 앞의 셋이 더 해롭다. 만성 간염은 간경변을 일으키고 그것이 다시 간암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간세포암을 예방하기 위해 간염 백신을 접종한다.
- A형 — 1973년 NIH의 스티븐 파인스톤이 면역전자현미경으로 발견. 최초의 A형 간염 백신 하브릭스는 1991년 스미스클라인비첨이 유럽에서 개발했고, 1995년 머크의 박타와 함께 FDA 승인. 둘 다 불활성화한, 곧 죽은 A형 간염 바이러스로 만든다.
- B형 — A형보다 8년 앞선 1965년 바루크 S. 블럼버그(1976년 노벨상)가 발견. 1장 §1.3에서 대만 공무원의 간암 위험이 100배 높았다는 역학연구와 함께 나온 그 블럼버그다. 1969년 일찍이 그는 약독화된 오스트레일리아 항원 입자로 B형 간염 백신을 개발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안했다. 그런데 서브유닛 바이러스 백신 헵타박스-B는 1982년에야 FDA 승인을 받았다. 이후 재조합 DNA 기술을 이용한 머크의 생명공학 백신 리콤비박스 B가 1986년 미국에서 상업화되었다.
- C형 — 1989년 발견되었다. 그런데 여기가 흥미롭다. C형 간염 감염을 치료하는 직접 작용 항바이러스제가 십여 개 시장에 있고, 그중 일부는 워낙 효과적이어서 많은 환자가 완전히 치유되었다. 따라서 백신이 더는 필요하지 않다. 치료가 예방을 불필요하게 만든 드문 사례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는 여러 림프종과 암종을 촉발할 수 있다. 1장 §1.3에서 1964년 엡스타인과 바가 발견한 최초의 인간 발암 바이러스다. 따라서 이 감염을 예방하는 백신도 특정 림프종과 암종을 예방할 수 있다.
4.6.3결핵 백신이 방광암 백신이 되기까지
암 백신은 일반적으로 예방(prophylactic)과 치료(therapeutic)로 나뉜다. HPV와 HBV 백신은 예방 백신이다. 발암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해 자궁경부암과 간암의 세계 부담을 유의하게 줄였다. 반면 BCG와 시풀류셀-T는 치료 백신이다.
BCG
BCG는 바실 칼메트-게랭을 뜻한다. 세균 기반 백신이며 생약독화 마이코박테리아 백신이다. BCG가 결핵 백신이라고 생각한다면 맞다. 1908년 프랑스에서 알베르 칼메트와 카미유 게랭이 독성 Mycobacterium bovis를 120번 계대해, 사람과 동물에서 질병을 일으킬 수 없는 약독화형을 얻어 개발했다. 1921년 사람에게 백신으로 처음 쓰인 이래 BCG는 한 세기 넘게 아이들에게 접종되어 왔다.
그런데 1990년 이래 BCG는 방광 요로상피 상피내암의 치료·예방 백신으로 승인되었다. 새로 진단되는 방광 종양의 약 70%가 진단 시 근육 비침습 방광암이다. BCG는 표재성 방광 종양의 표준치료로 남아 있다. 방광내 요법이다. 의사가 액체 약을 방광에 바로 넣는다.
세균 감염 백신이 어떻게 방광암 백신이 되었나. 원저자의 답이 좋다. 어떤 약이나 백신이 한 세기 넘게 쓰이면, 그것이 다른 병에 유효한지 잘라 보고 나누어 볼 만한 방대한 데이터가 쌓인다. 2장에서 미토마이신 C가 오래 쓰인 끝에 녹내장과 저항성 세균 감염에서 쓰임을 찾았고, 사이클로포스파미드와 메토트렉세이트가 이상성 약물이 된 것도 같은 이치다.
BCG의 경우, 여러 메타분석이 유지 BCG 면역치료가 유지 요법을 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방광 종양의 재발 위험을 대략 60~70% 줄인다는 것을 보였다. 실무에서 더 중요하게는, 유지 BCG가 고위험 근육 비침습 방광암의 재발률을 대략 절반으로 줄인다.
시풀류셀-T
2010년 FDA가 전립선암 치료를 위한 최초의 암 백신 시풀류셀-T(프로벤지)를 승인했다. 수지상세포 기반이다. 수지상세포는 T세포가 인식할 수 있는 형태로 항원을 '제시'하는 이른바 항원제시세포(APC)의 한 부류다. APC는 다시 MHC II형과 I형 분자를 발현해 각각 CD4+ 보조T세포와 CD8+ 세포독성T세포를 자극할 수 있다. 따라서 기전상 시풀류셀-T는 T세포 면역치료와 그리 다르지 않게 작동한다. 실제로 자가 세포 면역치료로도 알려져 있다.
덴드리온 코퍼레이션이 개발한 시풀류셀-T는 전립선 산성 인산분해효소(PAP)를 겨누며, PAP를 사이토카인 GM-CSF에 연결한 융합 산물이다. 2장 §2.5.1에서 찰스 허긴스가 개의 전립선 종양 퇴축을 측정한 지표가 바로 이 혈청 산성 인산분해효소였다. 1941년의 측정 지표가 2010년의 백신 항원이 되었다.
T세포와 항원이 맞으면 T세포가 자극되어 GM-CSF, 인터루킨-12, B세포 등을 포함한 여러 사이토카인과 화학 전령을 만들기 시작한다. GM-CSF는 수지상세포의 활성화와 성숙을 가능하게 해, 그것이 암 항원을 T세포에 제시해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한다. 원서는 여기에 T세포 활성화에는 두 개의 신호가 필요하다는 도해를 붙여 두었다.
임상에서 시풀류셀-T는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의 중앙 생존을 4.1개월 연장했다. 2장 §2.5.2와 3장 §3.2.5에서 소이어스가 다룬 그 질병이다. 이 숫자는 크지 않다. 그러나 원저자의 평가는 인색하지 않다. 이 백신들 각각이 '적당한 효능, 제한된 적응증, 실무적 문제' 같은 도전에 직면했지만, 항종양 면역을 자극하는 것이 환자에게 이로울 수 있다는 원리를 입증했다.
4.6.4오늘의 암 백신 —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항암 백신의 일차 목표는 수지상세포와 세포독성 T림프구(CTL)를 활성화해, 항체 반응보다 세포 반응을 자극해 지속적인 항종양 면역을 얻는 것이다. 바이러스 벡터 기반 접근 외에도 합성 펩타이드, mRNA, DNA, 세포, 나노백신 같은 백신 플랫폼의 최근 진전이 항원 제시와 면역 활성화를 높였다.
T림프구에 의한 종양 항원 인식이 암 백신의 효능에 결정적이다. 종양 관련 항원(TAA)과 종양 특이 항원(TSA)이 환자의 면역계를 활성화하기 위해 암 백신에 흔히 쓰인다. 신항원(neoantigen)으로도 알려진 TSA는 MHC 결합 친화도가 높아 특히 강력한 면역원이다. 여러 신항원 기반 암 백신이 임상에 들어갔다.
그런데 원저자는 이 절을 낙관으로 닫지 않는다. 암 백신의 온전한 치료 잠재력은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다. 항원 선택, 종양 매개 면역억제, 전달 체계의 최적화 같은 도전 때문이다. 절 제목의 '성배'는 이룬 것이 아니라 아직 찾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 4.7 · Oncolytic Viruses
야누스의 얼굴
Oncolytic viruses
바이러스는 야누스의 얼굴을 한 인자다. 어떤 바이러스는 감기부터 HIV 감염까지 질병을 일으키지만, 다른 어떤 바이러스는 좋은 일을 할 수 있다. 이름이 말하듯 박테리오파지는 세균을 죽이고, 바이러스 벡터는 생명공학에 없어서는 안 된다.
1장 §1.5.4에서 원저자는 야생형은 강력한 종양억제자이고 돌연변이형은 종양유전자의 속성을 지니는 p53을 두고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종”이라 불렀다. 같은 표현이 여기서 바이러스에게 붙는다.
종양학에서 HBV와 HPV 같은 어떤 바이러스는 암을 일으킬 수 있지만,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암세포를 죽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바이러스 감염 뒤 종양이 퇴축했다는 일화적 보고가 있었다. 원서는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5장으로 미룬다.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종양을 용해할 수 있는 바이러스다. 여기에 중요한 구분이 하나 있다. 유전자치료용 바이러스 벡터는 대개 복제 결손 바이러스인 반면,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전형적으로 복제 능력이 있다. 전자는 짐을 나르고 끝나지만 후자는 안에서 불어난다.
종양용해 바이러스 백신은 흑색종에서 지속적 반응을 입증했다. 유전자 변형 단순포진바이러스인 탈리모진 라허파렙벡(T-VEC)이 흑색종 치료로 최초의 FDA 승인(2015) 종양용해 바이러스 백신이다.
T-VEC은 조작된 HSV-1이다. GM-CSF 유전자를 삽입하고 ICP34.5와 ICP47 유전자를 결실시켰다. 두 유전자를 결실시킨 것은 바이러스 감염의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넣은 것과 뺀 것이 각각 하나의 목적을 갖는다. GM-CSF는 앞 절 시풀류셀-T에서 수지상세포를 성숙시킨 그 사이토카인이다.
T-VEC은 진행성 흑색종 치료에서 단독요법으로도, 면역관문 억제제 같은 다른 면역치료와의 병용으로도 유망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 병용 상대로 원서가 드는 예가 키트루다다. 3장 §3.3.3에서 머크가 오르가논 인수로 얻어 2024년 295억 달러를 벌어들인 그 약이다.
전 세계적으로 암 치료를 위해 승인된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중국에 네 개, 동유럽에 하나, 일본에 하나가 있다. T-VEC이 FDA가 승인한 유일한 종양용해바이러스이지만, 이제 계열 최초 약에서 계열 최고 약으로 나아가고 있다.
4장은 결론 문단 없이 끝난다. 3장이 그랬듯 이 장도 완결된 승리를 선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장을 다 읽고 나면 하나의 문장으로 정리된다.
생물학적 제제는 세포 표면에서만 일할 수 있다. 그래서 이 장의 모든 발명은 그 제약을 우회하거나, 제약 안에서 최대한을 뽑아내려는 시도였다.
인간화는 몸이 거부하지 않게 해 표면에 오래 머물게 했고, 이중특이항체는 한 번에 두 표면을 잡게 했고, ADC는 표면에서 문을 열고 안으로 짐을 실어 날랐고, 백신과 종양용해바이러스는 아예 우리 자신의 면역계를 일하게 만들었다. 마지막 것이 5장의 주제로 이어진다.
부록 1 · Why the surface
왜 표면인가
150 kDa decides everything
이 장을 두 번 읽으면 흩어져 있던 문장들이 하나의 제약으로 수렴한다. 항체는 150킬로달톤이고 세포막을 넘지 못한다. 이 한 줄에서 이 장의 모든 양식이 갈라져 나온다. 흩어진 것을 한자리에 모으면 이런 표가 된다.
| 양식 | 어디까지 | 무엇을 겨누나 | 대가 |
|---|---|---|---|
| 단일클론항체 | 세포막 밖 | 표면 밖으로 돌출하고 암세포에서 과발현되는 것. HER-2(20~30배), EGFR(100배). | 세포 안쪽과 뇌에는 닿지 못한다. 면역원성. 정맥 투여. |
| 저분자 | 세포 안 · 뇌 | 세포 내부의 인산화효소 도메인. 라파티닙은 뇌 전이에 유효하다. | ATP 도메인이 고도로 보존되어 선택성 확보가 어렵다. 점돌연변이로 저항성. |
| ADC | 밖에서 잡아 안으로 | 항체로 표면 항원을 잡고, 내재화된 뒤 리소좀에서 링커가 잘려 페이로드를 방출한다. | 링커가 도중에 새면 재앙이 된다. 페이로드는 표준 화학요법의 100~10,000배 강력하다. |
| 이중특이 항체 | 두 표면을 동시에 | 서로 다른 두 항원, 또는 같은 항원의 두 에피토프. 다수가 PD-1/PD-L1 팔을 갖는다. |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제조와 품질관리가 어려워진다. |
| 백신 | 면역계에 위임 | 예방은 발암 바이러스(HPV·HBV), 치료는 종양 항원(PAP·신항원). | 항원 선택, 종양 매개 면역억제, 전달 체계가 여전히 과제다. |
| 종양용해바이러스 | 세포 안에서 증식 | 종양 세포를 용해하면서 GM-CSF로 면역을 부른다. 복제 능력이 있다. | 승인된 것은 T-VEC 하나뿐이다(FDA 기준). |
표를 세로로 읽으면 이 장의 40년이 보인다. 처음에는 표면밖에 건드릴 수 없었고, 그다음에는 안으로 들어가는 다른 종류의 약을 만들었고, 이윽고 둘을 한 분자에 붙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 몸의 면역계에게 일을 맡기기 시작했다.
부록 2 · Prophylactic and therapeutic
예방과 치료
A lineage of vaccines and viruses
§4.6과 §4.7에 등장하는 백신과 바이러스는 목적도 기전도 서로 다르다. 원저자가 예방과 치료로 한 번 나누어 두었으니, 그 구분을 축으로 삼아 흩어진 것을 모으면 이런 계통이 된다.
| 구분 | 이름 | 승인 | 무엇을 겨누나 |
|---|---|---|---|
| 예방 | 가다실 · 가다실 9 | 2006 · 2014 | HPV 6·11·16·18형(가다실 4). HPV16과 18이 세계 자궁경부암의 3분의 2. L1 에피토프의 바이러스 유사 입자(VLP). |
| 예방 | 서바릭스 | 2009 | HPV 16·18형 이가 백신. 최소 10년간 높은 항체 역가를 유지한다. |
| 예방 | 하브릭스 · 박타 | 1995 | A형 간염. 불활성화한 죽은 바이러스로 만든다. |
| 예방 | 헵타박스-B 리콤비박스 B | 1982 · 1986 | B형 간염 → 간세포암. 블럼버그가 1969년 제안한 방법이 승인까지 13년 걸렸다. 후자는 재조합 DNA 기술로 만든 생명공학 백신. |
| 치료 | BCG | 1921 결핵 1990 방광암 | 1908년 M. bovis를 120번 계대해 얻은 약독화 균. 방광내 주입. 재발 위험을 60~70% 낮춘다. 결핵 백신이 69년 뒤 암 백신이 되었다. |
| 치료 | 시풀류셀-T Provenge | 2010 | 전립선 산성 인산분해효소(PAP)와 GM-CSF의 융합 산물. 수지상세포 기반 자가 세포 면역치료. 중앙 생존 4.1개월 연장. |
| 용해 | T-VEC Imlygic | 2015 | 조작 HSV-1. GM-CSF 유전자 삽입, ICP34.5·ICP47 결실. 흑색종. FDA가 승인한 유일한 종양용해바이러스. 세계적으로는 중국 4·동유럽 1·일본 1. |
표에서 눈에 들어오는 것이 둘이다. 첫째, 예방 백신은 모두 바이러스를 겨누고 치료 백신은 모두 우리 자신의 세포를 겨눈다. 예방은 원인을 막고 치료는 면역을 부른다. 둘째, 승인까지의 시간이 예방 쪽에서 유난히 길다. 블럼버그의 1969년 제안이 1982년에, 추어 하우젠의 1974년 발견이 2006년에 이르렀다. 건강한 사람에게 놓는 주사에 요구되는 안전성의 문턱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주기 · On the source text
원서 표기에 관하여
이 문서는 인명·연도·수치를 원서 표기에 따랐다. 다만 원서 안에서 서로 어긋나거나 오기로 보이는 대목이 몇 군데 있다. 임의로 고치지 않고 그대로 옮긴 뒤 여기에 표시해 둔다.
- 추어 하우젠의 노벨상 연도
- 1장 §1.3은 노벨상 목록에서 “1988, Harald zur Hausen”으로 적고, 4장 §4.6.1은 “(2008 Nobel Laureate)”로 적는다. 두 장이 20년 어긋난다. 본문에서는 연도를 특정하지 않고 옮겼다.
- 3장의 13% 비교 — 이 장에서 해소된다
- 3장 §3.2.4는 “게피티닙(이레사)과 이리노테칸의 병용이 부분 반응 13%로 승인되었다”고 적었고, 3장을 정리하며 확인이 필요한 대목으로 표시해 두었다. 4장 §4.3.2는 이리노테칸이 1996년 13%로, 게피티닙이 2003년 13%로 각각 따로 승인되었다고 적는다. 3장의 문장은 이 두 사실을 하나로 합치면서 생긴 오류로 보인다.
- 마일로타그 재승인 대목의 약물명
- 원서 §4.5.1은 화이자가 임상을 재설계한 뒤 “이제 Besponsa(inotuzumab ozogamicin)라 불리는 ADC의 재승인을 2017년에 확보했다”고 적고, 문장은 CD33 양성 AML 치료로 끝난다. 그런데 젬투주맙 오조가마이신(마일로타그)과 이노투주맙 오조가마이신(베스폰사)은 서로 다른 항체를 쓰는 별개의 약이며 CD33은 전자의 표적이다. 두 약이 뒤섞인 것으로 보여 본문에서는 약물명 없이 옮겼다.
- §4.4의 통계 문장
- 원문은 “In 2024, monoclonal antibody drugs totaled 13 out of 50 FDA-approved drugs, vascular endothelial growth factor receptor (VEGFR) 32 small molecule drugs.”이다. VEGFR가 문맥과 무관하게 삽입되어 있고 뒤의 구가 연결되지 않는다. 편집 과정의 오류로 보여 본문에서는 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았다.
- 마일로타그의 용량 단위
- 원서는 용량을 “milligrams per square centimeter”(mg/cm²)로 적는다. 항암제 용량은 통상 체표면적 기준 mg/m²로 표기한다. 본문에서는 수치를 인용하지 않았다.
- 엘로티닙과 게피티닙의 구조 관계
- 원서 §4.3.5는 엘로티닙이 “게피티닙의 아세틸렌을 염소 원자로 바꾼 것”이라고 적는다. 두 분자의 아닐린 치환기를 보면 방향이 반대일 가능성이 있다. 본문에서는 어느 쪽이 어느 쪽을 바꾼 것인지 특정하지 않고 “아닐린 고리의 치환기 하나가 다르다”로 옮겼다.
- 네시투무맙의 적응증
- 원서는 시스플라틴·젬시타빈 병용 1차 치료의 대상을 “진행성 두경부암”으로 적는다. 이 병용 요법은 통상 다른 종양에 쓰이는 조합이어서 확인의 여지가 있어 보이나, 본 문서에서 단정하지 않고 원서 표기를 따랐다.
- 기타
- “Elli Lily”(Eli Lilly), “Daichi Sankyo”(Daiichi Sankyo), “Margeret Thatcher”(Margaret Thatcher), “hybrodoma”, “monolconal”, “membrance”, “colorecta”, “franctically” 등 다수의 철자 오류가 있다. 마사 스튜어트의 손실액을 수식한 “poultry”는 paltry(하찮은)의 오기로 보이나 말장난일 가능성도 있어 본문에서는 ‘푼돈’으로 옮겼다.
참고
원주에 관하여
원서 제4장에는 38건의 원주가 달려 있으며, 1장과 달리 별도의 일반 독서목록은 없다. 1959년 포터의 항체 구조 연구를 다룬 회고에서 시작해 2025년 암 백신 플랫폼 리뷰까지 이어진다.
원주 가운데 이 장의 서사를 직접 뒷받침하는 단행본이 둘 있다. 로버트 배절의 『HER-2, The Making of Herceptin』(Random House, 1998), 그리고 알렉스 프뤼돔의 『The Cell Game: Samuel Waksal's Fast Money and False Promise — and the Fate of ImClone's Cancer Drug』(HarperBusiness, 2004)다. 이 장에서 슬레이먼의 학부생 이야기와 왁설의 45,673달러가 각각 그 두 책에서 왔다.
이 문서에서 인용한 문장·연도·수치는 모두 첨부된 원서 PDF 제4장 본문에서 확인한 것이다. 다만 원주에 실린 개별 논문의 서지 사항은 원서를 직접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