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환과 감염의 경로를 밝히는 일은 생의학 연구의 중요한 과제다. 말라리아는 병원체와 숙주와 매개체가 면역 회피, 적혈구 침입, 염증 반응 같은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으로 얽힌 질환이라, 인공지능 기반 경로 모델링의 이상적인 후보가 된다.
말라리아의 병리 발생은 병원체(Plasmodium)와 숙주(감수성 있는 사람), 그리고 매개체(Anopheles 모기)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포함한다. 이 셋이 면역 회피와 적혈구 침입, 염증 반응 같은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으로 이어져 있다. 전통적 실험 방법론은 이 다면적 네트워크를 설명하는 데 한계를 지닌다.
암컷 Anopheles 모기에 의해 전파된 뒤 기생충은 간과 적혈구를 거치는 복잡한 생활 주기를 겪으며, 면역 반응을 회피하고 흔히 기존 약물에 대한 내성을 발달시킨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은 방대한 유전체·전사체·단백체·임상 데이터의 통합과 분석을 가능케 하여 전통적 방법이 부딪힌 난관을 상쇄할 잠재적 도구다.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기생충 유전자의 기능을 예측하고, 숙주 면역 반응을 모형화하고, 약물 내성 기전을 탐지하고, 치료 표적의 우선순위를 매기는 데 쓰였다. 그러나 말라리아 감염 경로 자체를 설계하는 데 인공지능을 쓰는 일은 아직 온전히 탐색되지 않았다. 이 장이 서는 자리가 거기다.
랜덤 포레스트와 서포트 벡터 머신은 유전자 발현 프로필의 분류와 질환 중증도 예측에 효율적이고, 합성곱 신경망과 순환 신경망은 영상 기반 기생충 탐지와 숙주 반응의 시계열 모델링에 적용되었다. 그래프 신경망과 베이즈 네트워크는 단백질–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와 조절 경로의 모형화에 쓰였다. 군집화와 주성분분석, t-SNE 같은 비지도학습은 새로운 유전자 서명의 식별과 환자 집단의 층화를 돕는다.
인공지능은 PI3K/AKT, p53, MAPK 같은 신호 경로의 모델링에 쓰일 도구로 제안되어 유발 돌연변이의 탐지와 약물 반응 예측, 치료 표적 발굴에 효과를 보였다. 기계학습은 유전자 발현과 단백체 데이터를 분석해 신경 퇴행 경로 같은 특정 질환 경로 모형을 세우고 생체표지자를 식별하는 역량을 보였다. 질환 경로 분석의 맥락에서 모델링할 수 있는 여덟 부류가 정리되어 있다.
저자들은 인공지능·기계학습 기반 질환 경로 모델링이 위 목록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덧붙인다. 식물과 다른 동물의 질병 감염 경로도 과거에 모델링된 바 있다.
말라리아 연구의 초기 관심은 역학 모델링과 진단에 있었으나, 최근의 진전은 시스템 생물학, 특히 분자 수준의 질환 경로 모델링으로 기울어 있다. 이 절은 그 다섯 자리를 짚는다.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은 감염병 연구에서 주로 발생과 유행의 예측에 쓰여왔다. 이제는 특정 약물이나 백신 표적의 탐지와 식별, 질환 경로, 증상의 전개, 숙주–병원체 상호작용의 모형화가 중요해졌다. 산발적 질병을 억제하려면 이 일들이 필요하다.
고속 오믹스 데이터가 랜덤 포레스트와 서포트 벡터 머신 같은 지도학습 알고리즘의 사용을 수월하게 만들었다. 이 기법들은 전사체 데이터에 근거해 감염 단계를 분류하고 숙주의 면역 반응을 예측하는 데 쓰였다.
그 결과 감염 중에 조절되는 핵심 경로 구성요소가 드러났다. 인터페론 신호와 적혈구 침입 유전자가 그것이다. RNA 염기서열분석 데이터에 심층 신경망을 적용해 P. falciparum 감염 중 차등 발현 유전자를 식별하고 숙주의 염증 반응에서 결정적인 구성요소를 밝힌 연구도 있다.
기생충과 숙주 세포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과학적으로 탐사하려면 복잡한 단백질–단백질 및 신호 네트워크를 모형화해야 한다. 그래프 신경망과 베이즈 네트워크 같은 그래프 기반 모형이 숙주–기생충 상호작용 데이터를 통합하고 면역 회피와 대사, 적혈구 침입에 관련된 기능 모듈을 밝혀내는 데 쓰였다.
구체적 예로는 Cytoscape와 STRING을 기계학습으로 최적화된 알고리즘과 함께 써서 기생충의 단백질 상호작용 네트워크에 교란을 모사함으로써 잠재적 항말라리아 약물 표적을 탐지하고 식별하는 방식이 있다.
기계학습 모형은 항말라리아 약물 내성의 예측에도 쓰였다. P. falciparum의 단일염기다형성 데이터를 이용한 지도학습이 클로로퀸과 아르테미시닌 내성과 상관하는 핵심 돌연변이를 식별했다. Pfcrt(클로로퀸 내성 수송체)와 pfmdr1(다약제 내성 1) 유전자가 그것이다.
유전체 감시 데이터에 XGBoost를 적용한 연구는 고위험 기생충 계통을 식별하고 지역별 내성 출현에 대한 예측을 제공했다.
인공지능은 말라리아 진단을 크게 개선했다. 합성곱 신경망이 혈액 도말 영상에 적용되어 기생충을 자동으로 탐지하며, 발달 단계별 데이터를 제공해 그것을 경로 분석 파이프라인에 곧바로 올릴 수 있게 한다.
이 절이 이 장의 본체다. 이질적 데이터셋을 통합하고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적용해 해석 가능한 생물학적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말라리아 감염 경로를 개발하고 설명하려는 다단계 파이프라인을 제안한다. 수행된 연구의 보고가 아니라 방법론의 설계다.
원문은 이 절을 “기대되는 결과(Expected results)”라 제목 붙이고, 모사된 말라리아 전사체 데이터를 전제로 “~할 것으로 기대된다”, “~를 드러낼 것이다”라는 미래형으로 서술한다. 수행된 실험의 기록은 본문에 없다.
다만 같은 절의 후반부는 “기계학습이 분자 표적을 식별했다”, “그래프 신경망이 상호작용을 효과적으로 모사했다”처럼 과거형으로 옮겨 가 마치 수행된 결과처럼 읽힌다. 시제가 뒤섞여 있으므로, 본 요약에서는 모든 수치에 기대값 표지를 붙여 옮긴다.
저자들이 이 결과가 접근법을 뒷받침한다고 보는 근거는 셋이다. 기계학습이 식별한 분자 표적이 기존 문헌과 부합해 생물학적 통찰의 신뢰성을 뒷받침하고, 그래프 신경망이 기생충과 숙주 사이의 동적 상호작용을 모사해 다른 복잡한 감염에도 확장 가능한 틀을 제공하며, 예측된 내성 표지자가 임상 데이터와 정렬되어 치료 정책을 이끄는 실제적 유용성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이 절은 이 책의 다른 어느 장과도 다르다. 알고리즘의 한계나 데이터셋의 편향을 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말라리아가 가장 심한 지역의 실제 현장 조건을 직접 적는다. 도로와 인터넷, 의료시설, 그리고 사람의 안전에 관한 이야기다.
말라리아 감염이 정점에 있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와 여러 저소득 국가의 외진 지역 대부분에서 인터넷 사정이 열악하고 의료시설이 없다. 그 결과 신뢰할 만한 현장 임상 데이터가 애초에 포착되지도, 저장되지도, 참조되지도, 목록화되지도 않아 사라진다.
아프리카의 농촌과 준도시 지역, 곧 말라리아 발생의 요충지 대부분에서는 환자나 그 기록에 접근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 열악한 도로, 부실한 인터넷망, 의료시설의 부재가 그 이유다. 어느 경우든 말라리아 역학 연구에 필요한 신뢰할 만한 현장 데이터에 닿을 수 없다.
말라리아 발생 요충지의 공공보건 종사자가 일자리를 지키려고 데이터를 위조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환자 기록에 접근할 수단이 없으므로 보고된 데이터를 교차 확인하고 검증할 방법도 없다.
저자들이 열거하는 위조의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다.
데이터의 신뢰성과 타당성이 의심받으면, 경로 모형을 구성하는 데 쓰인 데이터의 정밀도와 그 모형 자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낮은 정밀도와 부정확한 결과가 남는다.
데이터의 희소와 집단 간 품질 차이가 일반화 가능성을 제한할 수 있다.
심층학습 모형의 해석 가능성은 여전한 난제다. 일반화된 기술적 노하우가 부족한 탓이다.
예측된 일부 상호작용과 표적에 대해서는 실험적 검증이 여전히 요구된다.
한계의 목록이 그대로 권고의 목록이 된다. 데이터의 가용성에서 모형의 해석 가능성까지, 앞 절의 항목 하나하나에 대응하는 처방이다.
이 장은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말라리아 감염 경로를 모형화할 잠재적 틀이 될 수 있음을, 그리고 나아가 여러 특수한 질환 경로에 존재하는 복잡성을 효과적으로 모형화하고 효율적으로 기술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음을 보이려 했다.
유전체와 전사체, 임상 데이터를 통합함으로써 이 접근은 핵심 생체표지자의 식별과 생물학적 상호작용의 모사, 치료 결과의 예측을 도울 것이다. 계산 도구가 더 접근 가능해지고 데이터의 품질이 개선되면, 인공지능 기반 경로 모델링은 감염병의 질병 관리와 정밀의료를 이끄는 데 필수적이 될 것이다.
이 장은 성격이 특이하다. 수행된 연구의 보고가 아니라 방법론의 제안이며, 한계 절은 학술 문헌에서 보기 드문 현장 증언을 담는다. 원문을 옮기며 걸린 대목을 감추지 않고 적어둔다.
simulated malaria transcriptomic data”, 곧 모사된 데이터다.
본문 어디에도 수행된 실험의 기록이 없다.
그런데 같은 절의 후반부는 “ML identified molecular targets…”,
“GNNs effectively simulated…”, “Predicted resistance markers aligned with clinical data”처럼
과거형으로 옮겨 가 마치 결과가 나온 것처럼 읽힌다.
시제가 뒤섞여 있어 독자가 오독할 위험이 크므로,
본 요약에서는 모든 수치에 ‘기대값’ 표지를 붙였다.
Section 13.3에 제시된 절차에서 기대되는 결과…”라 적는다.
이 장은 제12장이고 앞서 제시된 절차는 4절이다. 절 참조가 잘못되었다.
frivolous(경솔한), imprudent(무분별한)로
수식한다. 그런데 바로 뒤에 열거되는 원인 — 낮은 유인, 열악한 도로망, 장비 부족,
통신 부실, 신변 불안 — 은 모두 구조적 조건이다.
개인의 도덕성으로 프레이밍하는 수식어와 구조적 원인의 목록이 서로 어긋난다.
본 요약에서는 수식어를 옮기지 않고 사정과 원인만 서술했다.
reduced the precision level”(reduce),
“once any data collected is precise and validate”(validated) 같은 오식이 있다.
또 “정밀하고 타당하면 정확도가 100%에 가까워진다”는 서술은
정밀도와 정확도가 독립적인 개념이라는 점에서 논리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본 요약에서는 이 단정을 완화해 옮겼다.
Zitnik et al. (2018)을 인용한다.
이 문헌은 그래프 합성곱 신경망으로 다약제 병용의 부작용을 예측한 Decagon 논문이며
(제11장에서도 같은 문헌이 인용된다), 숙주–병원체 상호작용 연구는 아니다.
귀속이 느슨하다.
⁃ DepressionSchizophrenia”는
우울증과 조현병 두 항목이 붙어버린 것이고,
심혈관 항목의 “HER data”는 EHR(전자건강기록)의 오식이다.
본 요약에서는 바로잡아 옮겼다.